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올 1분기 RBC비율이 130.5%라고 공시했다. 한화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RBC비율이 122.8%로 전년 말보다 하락했다.
RBC비율은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일시에 지급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인 만큼,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들이 RBC비율 100%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보험사들이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NH농협생명과 더불어 한화손해보험, DGB생명과 DB생명, MG손해보험도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BC비율이 급락한 것은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실제 보유한 자산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초저금리 국면에서 채권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올 하반기 역시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내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지급여력에 대한 기준이 바뀌는 만큼, 최근 하락한 수치가 실제 보험금 지급을 위한 건전성 우려와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위원도 이와 관련해 "RBC비율 하락 문제는 곧 소멸할 일시적 현상"이라며 "IFRS17에서는 보험부채도 시가평가되고 부채 듀레이션이 일반적으로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기 때문에 자본과 금리의 역행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