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오늘 어떤 이야기 전해주시나요?
<기자>
오늘의 주제를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홈디포는 맞고 월마트는 틀리다”입니다.
<앵커>
홈디포에는 좋은 소식, 월마트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홈디포와 월마트가 전날 나란히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건데요.
홈디포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월마트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겁니다.
1분기 성적표가 발표되면서 두 기업의 주가 그래프도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실적이 발표된 17일을 기점으로 수익률의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이날만 홈디포는 1.68% 올랐고 월마트는 11.38%나 떨어졌습니다.
<앵커>
실적 발표일을 기점으로 두 기업의 희비가 갈렸네요.
왜 그런가요?
<기자>
먼저 홈디포를 살펴보면요, 홈디포는 주택 건자재 업체입니다.
홈디포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집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데 필요한 건축자재들입니다.
그래서 크게 고객군이 DIY, DIFM, 전문가로 분류됩니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다 알아서 집을 수리하는 고객이고요.
DIFM은 Do It For Me의 약자로 구매 후에 수리와 관련한 도움이 필요한 고객, 전문가 그룹은 말 그대로 건축 전문가나 수리 전문가 등을 말합니다.
이렇게 고객군을 보면 결과적으로 집에 대한 수요가 있거나 집 수리 수요가 있으면 홈디포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거죠.
<앵커>
미국에서 주택 수요가 어땠나요?
<기자>
먼저 한 가지 알고 가셔야 하는 부분이 미국에서는 집을 팔 때 집수리를 깔끔하게 마치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집 매매 이전에 수리해야 하는 부분을 본인이 직접 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매매 거래량이 활발하면 집수리 수요가 많아질 수 있는 거죠.
미국의 주택 수요 흐름은 연준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서 영향을 받았는데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이전의 시중 통화량이 풍부한 저금리 국면 때보다는 주택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앞서서 집 매매를 위해 수리 여부를 검사한다고 했잖아요?
이 검사 요청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홈디포에는 좋은 소식이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그래서 시장에서는 홈디포의 실적 둔화를 예상하기도 했었는데요.
홈디포 측에서는 반대의 이유로 집수리 수요가 늘었다고 답변했습니다.
금리가 높아지고 집을 매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이사보다는 지금 사는 집을 고쳐 쓰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홈디포에는 이래도 저래도 수요가 받쳐준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월마트는 왜 실적이 안 좋게 나왔나요?
<기자>
월마트는 인플레이션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업종인데요.
월마트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3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가 늘었고 인건비 역시 늘어났잖아요.
특히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갑자기 오르면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여유가 없었고 마진율이 매우 낮아진 겁니다.
기존에는 한 자릿수대 중반으로 연간 순이익률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전년보다 1% 감소할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인 겁니다.
<앵커>
미국의 인력난도 문제인데 월마트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월마트도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특히 1년에 2억 5천만원 넘는 고연봉인 점장직에도 마땅한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 최저임금을 11달러에서 12달러로 인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히 인건비가 오르고 상품 가격도 오르게 되는데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죠.
월마트에 따르면 작은 사이즈의 우유나 월마트 자체상품인 PB 상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 저렴한 제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고객은 싼 제품을 찾는 상황이 월마트에 긍정적이지는 않은 겁니다.
경제 상황은 동일하지만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보니 함께 실적을 발표한 두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 하루였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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