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국내 닭고기 가격 급등을 이유로 오는 6월부터 월 360만 마리의 닭고기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23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닭고기 가격과 생산을 통제하는 대기업 카르텔을 포착해 조사 중"이라며 닭고기 수출 중단을 예고했다.
이스마일 총리는 일부 기업들이 담합해 닭고기 공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발해 유감이라며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출 중단 등 단기 해결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1일부터 자국 시장 닭고기 가격과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월 360만 마리의 닭고기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의 닭고기 수출 중단은 이웃 나라 싱가포르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닭고기 공급량의 3분의 1을 말레이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또 닭고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냉장 시설을 최적화하고, 수입 물량 확대, 양계장의 정부 보조금 신청 절차 간소화 등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아울러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밀가루값 안정을 위해 밀 수입 허가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밀 등 국제시장 곡물 가격과 사료·비료 가격이 오르자 식료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말레이시아 양계업자들은 우크라이나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사료의 90%를 수입하고 있다.
현지 정부는 3월부터 양계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닭고기 1㎏당 8.9 링깃(2천564원)의 가격 상한을 뒀다. 또,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물가가 잡히지 않자 지난주에 닭고기, 우유, 양배추 등의 수입 허가제를 폐지했고, 이날 밀 수입 허가제 폐지와 함께 닭고기 수출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각국은 `식량 안보`를 내세워 식량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식용윳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팜유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가 25일 만에 재개했고,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밀 수출을 금지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