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6개월만에 다시 총파업에 돌입하자 업계 전반의 물류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시멘트 공장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방해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고, 유통 현장에서도 공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 첫날인 이날 전국 곳곳의 시멘트 생산 공장과 유통기지에서는 시멘트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부곡) 유통기지는 이날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오전부터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의왕기지에는 쌍용C&E·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 사의 저장소가 몰려 있다.
서울 수색 유통기지 역시 파업 영향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충북 단양(한일시멘트·성신양회)과 제천(아세아시멘트), 강원 영월(한일현대시멘트) 등 주요 내륙사 시멘트 공장도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쌍용C&E 동해공장 등 해안가에 위치한 시멘트 공장은 아직 봉쇄 소식은 없지만, 시멘트 출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멘트 출하 중단에 레미콘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유진기업·삼표 등 수도권 주요 레미콘사들은 자체 저장소를 통해 확보한 시멘트 재고가 1∼2일, 길어야 2∼3일 정도에 불과하다.
레미콘 업계는 가뜩이나 최근 시멘트 대란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유통마저 막히면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건설현장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 비상이 걸린 상태다.
유통 현장에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화물연대 차원의 총파업에 앞서 최근 일부 화물차주가 먼저 파업에 들어가 제품 생산과 출고에 차질을 빚어온 하이트진로는 "파업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투쟁 강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차량으로 각 공장의 정문을 막아 비노조원의 운송업무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편의점들은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제한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아직 하이트진로 제품 재고 물량 등이 있어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1주일 이상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직·간접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산업계도 이번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물동량 약 4만9천t(톤) 가운데 약 3천t 출하가 지연될 것으로 보고 선박 및 철도 전환 출하 등을 통해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하루 출하량 9천t이 이날부터 전면 중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업들은 비교적 부피가 큰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전자제품을 사업장에서 물류거점으로 운송할 때 화물차를 이용하는데 이번 파업으로 물류 부담이 이전보다 커지게 됐다.
다만 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물량을 미리 출고하는 등 사전 조치를 해놓은 만큼 당분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품 부피가 매우 작은 반도체 제품의 경우에는 애초 물류 부담이 크지 않고 대체 운송 수단도 있어 파업에 따른 차질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했다.
제품 운송에 탱크로리와 컨테이너 화물차량을 주로 이용하는 정유·화학 업계도 당장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에선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를 정유 공장에서 정제해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송유관과 선박, 탱크로리 등을 통해 전국에 있는 주유소 등 석유제품 수요처로 수송한다.
정유사들은 외부 수송사에 석유제품 물류를 맡겨왔는데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기업들이 계약한 수송사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 없어 이번 파업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수송사 소속 일부 임직원이 파업에 합류하지만, 수가 많지 않아 유류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