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2.9%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을 경고했다.
WB는 7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에서 이같은 성장률 전망을 내놨다.
WB가 지난 1월 전망보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4.1%와 비교해 5개월 새 1.2%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앞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 4월에 전망치를 3.2%로 수정한다고 밝혔었는데, 이보다 0.3%포인트 전망치를 더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 WB는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정성, 재정·통화 긴축정책 등을 꼽았다.
WB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의 가격 급등과 불안정성이 커졌고, 농산물 가격이 올라 개발도상국의 빈곤이 악화됐다"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의 통화 긴축정책을 초래했고,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개도국의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WB는 또 이날 보고서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WB는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현상으로, 1970년 대 오일쇼크 때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WB은 미국의 성장률은 1.2%포인트 내린 2.5%, 중국의 성장률은 0.8%포인트 내린 4.3%로 전망했다. 러시아 경제는 올해 11.3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0%로 전망됐다. 이 역시 1월에 비해선 0.2%p 하락한 수치다.
한편 세계은행은 매년 1월과 6월 세계경제전망을 발간하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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