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중간요금제 출시 임박…20GB 생색내기로 끝나나

정재홍 기자

입력 2022-06-20 19:05   수정 2022-06-20 19:05

    <앵커>
    정부가 추진하는 5G 중간요금제가 이르면 다음달 선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소비자의 요금제 선택폭을 넓힌다는 취지인데, 소비자에게도 기업에게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5g 중간요금제, 어떻게 설계될지 방향이 조금 잡혔나요.

    <기자>
    5G 중간요금제는 말 그대로 `중간`요금제입니다. 지금 국내 이동통신 3사 5G 요금은 크게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가격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먼저 통신사별로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요금제들을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통신사별로 5만 원 보다 더 저렴한 요금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5G 요금은 5만 5천 원에 10GB 정도를 줍니다. 6만 9천원 또는 7만 5천 원을 내면 110GB~150GB의 기본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금액은 1만 4천 원 차이인데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100GB 정도 나잖아요. 중간요금제는 그 사이에 요금제를 하나 만들어서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자는 취지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통사들이 6만원 안팎에 데이터 20GB~30GB를 주는 중간요금제를 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요금제는 유보신고제라고 해서 1위 사업자가 정부에 신고를 하고 정부가 내용을 검토해 최종 수리하는 방식으로 결정되는데요.

    SK텔레콤이 벌써 5만 9천 원 수준에 20GB 정도를 주는 요금을 설계해서 정부에 제시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만 저희가 확인해본 결과, 아직 SK텔레콤은 내부 검토 중이고 정부도 중간요금제를 접수한 적은 없습니다.

    <앵커>
    분명 20GB나 30GB를 선택할 소비자도 있을 거란 말이죠. 애초에 통신사들이 여러 구간별 요금을 만들었다면 정부가 시장 간섭에 나설 필요가 없었을 거 같은데요.

    <기자>
    이통사들도 나름 속사정은 있습니다. 속도가 빠른 5G 통신 특성상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LTE에 비해 훨씬 많습니다.

    실제 정부가 집계한 무선 데이터 트래픽 정보를 보면요. 지난 4월 기준 5G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5.8GB입니다. LTE에 비해 3~4배 정도 많죠.

    그런데요. 5G 첫 상용화를 시작한 2019년 4월 통계를 확인해도 한 달 사용량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1GB, 50GB, 100GB 등 사람마다 사용량은 천차만별이겠지만 5G 가입자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이른바 `헤비유저`가 많다는 소리입니다. 통신사에서는 이런 5G 특성에 맞춰서 100GB 이상을 주는 요금제를 주력상품으로 설계한 거죠.

    통신사들의 상황을 좋게 봐주면 이렇고요.

    100GB 이상 요금제를 팔아 수익을 남겨야하는 이통사 입장에선 80GB, 50GB를 주는 요금제를 설계하면 수익성이 높은 고가요금제가 안 팔리기 때문에 이런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5G 상용화를 조금 빨리하면서 다양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아직이라는 핑계도 있었습니다.

    <앵커>
    똑같은 논리대로라면, 20GB~30GB 요금제를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별로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통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나오면 통신사들이 극렬하게 저항하다가 구색맞추기용 요금을 출시하곤 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2만원대에 1GB 이상 보장하는 LTE 보편요금제가 그랬죠.

    당시에는 약정 가입시 요금을 할인하는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에서 올리는 정책도 같이 실행해서요. 실제 통신사들의 수익이 감소한 바 있습니다.

    보통 이통사들의 수익지표를 볼 때 쓰는 게 ARPU라고 가입자당 평균 얼마의 매출이 나오는지를 봅니다. 당시 이통사들의 ARPU는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5G 중간요금제에 대해선 시장에서조차 수익 악화를 크게 우려하진 않습니다.

    5G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패턴상 20GB~30GB 영역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또 이통사들이 8만 원 이상 요금에 대해서는 OTT 서비스 무료 구독 혜택을 주는 등 여러 부가상품들을 섞어 놓아서요. 이미 이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오히려 이통사들은 중간요금제를 이용해서 남아있는 LTE 가입자들을 5G로 전환하는 마케팅의 기회로 삼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앵커>
    정부의 민생경제 안정화, 즉 서민들의 생활물가 안정을 목표로 5G 중간요금제가 도입되는 거잖아요. 이렇게 되면 이도저도 아닌 정책이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비판 지점을 알고는 있습니다.

    다음달 7일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통3사 CEO을 만나 여러 현안을 주고 받을 예정인데요. 그 가운데 우리가 얘기 중인 5G 중간요금제가 주 사안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지금 분위기라면 정부는 이통사에 6만원 안팎에 5G 데이터 30GB 이상은 제공하는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할 가능성이 큰데요. 이통사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심입니다.

    5G 상용화를 시작한지 벌써 3년 정도 됐잖아요. 진정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혀 정체돼 있는 5G 이동통신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생색내기용으로 달랑 요금제 하나만 설계하는 게 아니라 30GB, 60GB, 90GB 이런 식으로 더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산업부 정재홍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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