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선방한 메모리 반도체 실적도 하반기부턴 부진할 거란 전망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업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많이 안 좋은 겁니까?
<기자> 참 아이러니한게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먼저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은 매출 77조 원, 영업이익 14조 2천억 원,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 6천억 원, 4조 1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4%, SK하이닉스는 53%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앵커> 이렇게 호실적을 기록할 예정인데, 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인 겁니까?
<기자> 시장에선 더 좋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들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금 예상치 보다 많게는 수조 원 이상 더 크게 잡았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주요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크지 않으면서 2분기 반도체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연일 보도하는 것처럼요. 전세계 경제가 2분기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었습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상황에 우크라나이나 사태와 중국 상하이 봉쇄,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다양한 불확실성이 산재했습니다.
그나마 서버 쪽 수요가 살아있다곤 하지만 스마트폰, PC 등 세트 구매가 급격히 줄어서요. 반도체 재고도 많이 쌓였습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들의 2분기 반도체 구매는 줄지 않았지만 실제 제품이 판매되진 않았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하반기에는 이렇게 쌓인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요. 메모리 수요가 둔화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가 공급과잉에 직면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동안 문제가 됐던 반도체 수급 문제가 아니라 결국 수요 자체가 줄어들 거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제품 출하 증가율을 볼 때 `빗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당 출하 증가율)`라는 용어를 씁니다. 메모리 제품들이 용량이 다 다르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해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올해 전세계 D램 메모리 재고 증가로 3분기 전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빗그로스는 평년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실제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D램 빗그로스는 과거 평균 5년치인 22%보다 하회해 17% 수준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사실 올 초만 하더라도 인텔이 최신 D램 DDR5를 쓰는 새로운 서버용 CPU 출시를 앞두는 등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전망은 장밋빛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텔의 새로운 제품 출시가 연말로 지연됐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상치 못 한 여러 대외변수들도 생겼죠.
이런 영향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시 올 거라는 기대는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60조 원을 돌파할 거라는 전망도 깨졌습니다.
<앵커> 우리 수출경제를 이끄는 반도체 업계 전망이 좋지 않은데, 암울한 하반기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중국쪽 수요를 억눌렀던 물류봉쇄가 해제되면서 중국발 제품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또 정치역학적인 이슈와 맞물려 하반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적으로 해소될 확률도 없진 않습니다.
삼성과 애플의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도 하반기에 집중돼있고, 데이터센터 업체들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어느정도 수요는 유지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전세계를 짓누르는 경기침체 공포가 당장은 가장 큰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선 연일 보고서를 내며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들 주가가 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라고 독려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단기적으론 드라미틱한 반전을 기대할 순 없다는 말이겠죠.
<앵커> 네. 정 기자 오늘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요.
<기자>
제목: 흔들리는 K-반도체, 메모리는 먹구름
해시태그: #경기침체공포 #반도체까지위협
<앵커> 네 지금까지 산업부 정재홍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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