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조' 해상풍력시장 열렸다…"2년치 주문 꽉 차"

방서후 기자

입력 2022-06-28 19:12   수정 2022-06-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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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풍력발전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바다 위 유전이라 불리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산업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풍력발전 하면 아주 큰 풍차가 먼저 떠오르는데. 그런 거대한 풍차를 바다에 설치한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상풍력은 말 그대로 바다에 풍력 터빈을 설치해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인데요.

    해저 지반에 고정시킨 기초 위에 발전타워를 올리는 고정식, 그리고 해저 지반에 닻과 쇠줄로 연결된 부유체 위에 발전타워를 세우는 부유식으로 나뉩니다.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제한적인 육상풍력에 비해 입지 제약에서 자유롭고, 따라서 더 큰 규모로 지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고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바람도 육상보다 더 강하고 균일하게 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또한 높습니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중립,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소위 `신냉전`이라 불릴 만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재생에너지 좋은 거야 이론적으로는 다 알지만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나요?

    <기자>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세상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 흐름 때문에 상용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또한 사실이고요.

    유럽 국가와 미국 정부는 이미 풍력 발전 설치 목표를 대폭 늘렸고요, 규제도 풀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이고요. 대만과 일본도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브라질, 인도까지 해상풍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를 뜻하는 `RE100` 가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단지 건설로 대용량 발전이 가능한 해상풍력이 가장 빠르고 쉬운 수단인 만큼 앞으로 채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난 2020년까지 30GW 수준에 머물렀던 세계 해상풍력 설치 용량은 2030년 228GW, 2050년에는 1천GW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누적 2조7,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00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셈입니다.

    <앵커>
    국내는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새 정부가 친원전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위축될 수도 있지 않나요?

    <기자>
    원전을 확대하는 것이 중심이긴 하지만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특성상 글로벌 표준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원전으로는 RE100을 채울 수 없고, 이미 RE100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고객사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거죠.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전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단지 규모가 18GW 정도 되는데요.

    이 안에는 해외 업체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도 있는데, 일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허가가 났습니다.

    또 허가를 받고 5년에서 6년 정도 지나면 착공이 가능해지는데요. 올해 착공과 발주가 예정된 단지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는 점도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한 마디로 국내외 일감이 쏟아지고 있다는 건데,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어딥니까?

    <기자>
    일단 해상풍력 발전 장치의 구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발전 장치를 지으려면 기초를 다져야겠죠. 그 기초를 고정식에서는 하부구조물, 부유식에서는 부유체라고 부릅니다.

    기초 위에는 기둥을 세우는데, 그건 타워라고 합니다. 타워 위로 이제 바람개비 처럼 생긴 터빈을 장착하는 것이고요.

    해양플랜트 건설 경험이 있는 국내 업체들은 이 중에서 기초와 타워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강엠앤티가 있는데요. 대만에 이어 유럽과 미국 북동부에서 하부구조물 공급 주문이 증가하고 있고, 호주에서도 문의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 북동부는 운송비 부담이 높아서 국산 부품을 공급하기 어려운 지역임에도 주문이 계속 들어온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하부구조물 제조업체를 구하기 힘들다는 의미겠죠.

    국내 착공 예상 단지들과도 하부구조물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런 식으로 벌써 2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일감이 쏟아지다보니 마진이 좋은 프로젝트 위주로 골라서 진행할 정도라고 하고요.

    타워 분야에서는 동국S&C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향 수주가 증가하고 있고요.

    국내 역시 정책적으로 국산 부품 사용 업체들에 대한 우대가 예상되는 만큼 타워도 하부구조물처럼 독점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해상풍력 발전 장치의 기초와 기둥을 우리 업체들이 꽉 잡고 있는데, 터빈은 어떻습니까? 사실 터빈이 핵심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느 재생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해상풍력 역시 발전단가가 높은 게 문제잖아요?

    발전단가를 낮추려면 설비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터빈을 대형화시켜야 합니다.

    가령 100MW를 생산하기 위해 2MW짜리 50개를 설치하는 것보다는 10MW짜리 10개를 설치하는 게 훨씬 낫다는 거죠.

    하지만 아쉽게도 터빈은 외국산이 압도적입니다.

    해외 업체들은 12MW급을 넘어 15MW급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 업체들은 현재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만 8MW급, 그마저도 시제품 생산 단계고요.

    이 기술 격차를 줄이고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릴 전망입니다.

    따라서 우리 업체들은 방법을 바꿨습니다. 해외 업체들과 손을 잡기로 한 거죠.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1위 사업자인 지멘스가메사와 초대형 해상풍력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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