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Terry)와 리(Lee)의 차이점 [투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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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7-04 10:57   수정 2022-07-04 11:11

`투시경(透視鏡);투자의 세계, 세계의 투자`는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각종 투자 관련 이슈를 진단하고, `묻지마 투자`로 고통 받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올바른 투자문화를 정립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사진 : 테리 스미스 / 출처 : 펀드스미스)

영국 펀드산업의 상징이자 이단아로 불리는 테리 스미스(Terry Smith).

1953년생이니까 일흔이 다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영국 최대의 뮤추얼펀드인 펀드스미스(Fund Smith)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최고투자책임자(CIO)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21년말 현재 운용중인 자금은 281억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44조원에 달한다.

50대 후반 그가 펀드를 설립한 이유는 기존 펀드가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투자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을 바꾸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체 펀드 수도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 않고 수수료율이나 투자비용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

만약 그가 운용하는 대표펀드에 2010년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올해 6월말 현재 그 돈은 4,515만원으로 불어났을 것이다. 연간 평균수익률 15.8%로 벤치마크인 MSCI월드지수(11.2%)보다 4.6%의 초과수익을 거뒀고, 누적수익률은 2배 정도 높다.



(자료: 펀드스미스)

그의 투자 철학은 간단하다.

1. 좋은 기업을 산다 (Buy good companies)

2. 비싸게 사지 않는다 (Don`t overpay)

3.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Do nothing)

지난 6월말 현재 그의 대표펀드에 편입된 종목은 46개. 대형주가 대부분이고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이다. 표에서도 확인했듯이 올해 수익률은 저조하다 (-17.8%).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투자 철학을 유지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의 특기는 시장이 좋지 않을때 방어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는 원래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자신이 근무하던 은행의 재무제표에 문제가 있다는 책을 써 유명세를 탔던 경험이 있다. 그 결과 직장을 옮길 수 밖에 없었고, 인터 브로커딜러 업체의 CEO를 지내다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영국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스미스를 얘기하다보니 국내에서도 떠오르는 이가 있다.



`존봉준`.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주식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동학개미의 멘토로 떠올랐던 존 리 (John Lee) 전 대표. 월가에서 코리아펀드를 20여년간 운용해 유명세를 탔고, 국내에 자리를 잡은 뒤에는 주식투자의 순기능과 투자전략을 설파하며 수많은 팬을 몰고 다녔다.

테리 스미스와 존 리는 투자철학이나 펀드운용에서 공통점도 존재하지만 뚜렷한 차이점도 있다.

첫째, 스미스는 오로지 자신의 펀드투자에만 매진한다. 운용하는 펀드와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 존 리는 주식투자에 생소한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안내와 대표종목들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해왔다.

둘째, 펀드스미스는 투자수익률로 말했지만 존 리가 속했던 운용사의 펀드는 그렇지 못했다. 누적투자수익률, 연간 평균수익률을 10년간 비교해보면 민망할 지경이다. 펀드기준가격으로 비교대상을 바꾸면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사진=씨티와이어)

셋째, 스미스는 펀드 운용에 투명성을 보여줬고, 투자자들의 실망이 크면 사과도 했다. 매년 투자성과를 투자자들과 공유했고, 실적이 부진했던 펀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사과와 개선책을 내놨다. 2014년 성장주 펀드를 만들어 5년간 운영했지만 가치주 펀드처럼 운용하다 실적이 부진하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펀드매니저 교체와 함께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한국 증시는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문가를 믿지 못하겠다는 심리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하겠다. 투자전문가들이 운용하는 간접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대부분 뛰어나지 않은데 비용도 낮지 않기 때문이다. 노후에 대한 준비가 절실해지고 있지만 손실이 나더라도 내가 직접 해보겠다는 문화(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자산운용업계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도덕적 책임을 거론하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떠났다. 자신이 속했던 운용사 펀드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아무런 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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