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코스피 입성 쓴잔…거래소, 상장예심 미승인

한국거래소가 8일 교보생명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교보생명에 대한 상장 예심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관련 심사를 시작한지 6개월 여 만이다. 거래소는 위원회 결과 교보생명의 상장예심을 미승인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 대주주 간 분쟁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천원에서 어피너티 등 FI들이 인수했다. 이때 어피너티는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상장을 하지 않으면 신 회장이 주식을 되사가는 풋옵션을 체결했다. 이후 교보생명 상장이 지연되면서 풋옵션 행사 가격을 두고 갈등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2015년 교보생명은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전날 교보생명은 "3분의 2가 넘는 주주가 상장을 원하고 있다"며 "상장 적기로 판단하고 상장이 되면 주주간 분쟁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애초에 분쟁의 단초가 공정시장가치(FMV)였던 만큼 IPO(기업공개)를 통해 가장 합리적이고 투명한 FMV를 산출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1년 9월 ICC는 신 회장이 어떠한 가격으로도 풋을 매수할 의무도 없을 뿐 더러 손해배상이나 이자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정했다"며 "어피너티가 모든 법적 다툼은 국제 중재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주간 계약을 무시한 채 또 다시 국내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통해 상장을 방해했고 이제는 단심제 원칙인 국제 중재를 2차 중재로 끌고 갔다"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주주간 분쟁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측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숙원사업인 기업공개(IPO)를 오랜 시간 진정성 있게 준비했다"며 "어피너티의 지속적인 방해로 결국 상장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피너티는 상장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원했으나 교보생명이 상장 약속을 지키지 않아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며 "막상 상장이 임박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풋옵션을 행사해 버렸고 다시 국제중재를 신청하는 바람에 교보생명은 오랜 기간 상장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교보생명 상장예심 미승인에 대해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은 "주주간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신 회장이 법원 결정과 ICC 국제 판정을 통해 확인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무리하게 IPO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