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과도하게 투여한 항생제 영향으로 항균제를 사용해도 치료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감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가 미국 항균제 내성에 미친 영향 2022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병원에서 항균제 내성균에 감염된 사례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5% 증가했다.
주요 균별로 보면 폐렴, 혈류감염, 창상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감염증이 78% 늘었다. 피부감염·욕창·폐렴·균혈증 등을 유발하는 다제 내성 녹농균(MRPA) 감염증, 요로감염·창상감염·균혈증 등을 일으키는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감염증, 화농성 염증·식중독·패혈증 증상 등을 보이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감염증도 각각 32%, 14%, 13%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첫해 다수 병원은 고열과 호흡 곤란 등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 환자에게 일단 항생제를 처방했다.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거의 80%는 항생제를 받았다.
그러나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잡을 뿐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에는 효과가 없다.
CDC는 박테리아나 진균 감염 여부를 모를 때 항생제 처방이 적절할 수도 있지만 이처럼 처방을 많이 하면 환자가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고 항생제 내성균이 성장하고 확산할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감염을 막으려면 병원에서 적절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쉽지 않았다. 병원에는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와 인력이 부족했고, 카테터와 산소호흡기 같은 의료장비를 자주, 오래 써야 하는 중증 환자가 많아졌다. 카테터와 산소호흡기는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CDC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2만9천400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돼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거의 40%가 병원에서 감염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받기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감염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고 CDC는 설명했다.
실제 이번 보고서는 2019년 보고서에 기재한 18개 병원균 중 9개에 대해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2019년 보고서에서는 매년 미국에서 280만명 이상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됐고, 그 결과 3만5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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