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일부 장면이 홀로코스트 현장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기묘한 이야기 시즌4에서 소련군이 마을 경찰서장 호퍼를 외딴 굴라그(옛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에 가두고 구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 일부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루키스케스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나치 독일과 소련의 비밀경찰이 유대인과 폴란드 빨치산 등 전체주의 정권의 적을 구금한 시설로 2019년에 폐쇄됐다.
빌뉴스의 관광 당국은 `기묘한 이야기`의 인기를 활용하고자 감방 하나를 드라마 세트처럼 꾸민 뒤 하룻밤 107유로(약 14만원)에 방문객에 대여하기 시작했다.
이에 6개 유대인·집시 단체가 "홀로코스트 피해자 지우기"라고 비판하며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유대인과 집시, 정치범을 납치하고 고문해 악명 높은 교도소를 수익 사업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독일 비밀경찰 게슈타포와 리투아니아인 부역자가 1941년 유대인·폴란드인 수백명을 인근 기차역에서 처형하기 전 이곳에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5만7천명이 서명한 온라인 청원은 넷플릭스가 사과하고 시즌4 수익을 리투아니아의 유대인과 집시를 위한 배상금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연구소에 실험체로 갇혔다 탈출한 여주인공의 손목에 새겨진 일련번호에 대해서도 나치가 수용자 손목에 새긴 식별번호를 연상해 피해자를 모욕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묘한 이야기`는 미국 시골 마을의 소년 4명이 동네에 있는 정부 비밀 연구소를 통해 다른 차원에서 온 괴생명체에 맞서는 줄거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 흥행통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 세계 집계대상 89개국 중 88개국에서 TV쇼 부문 시청시간 1위를 차지했다.
(사진=빌뉴스시/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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