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오늘 가져온 키워드는 `서머랠리 온다?` 입니다.
<기자>
서머랠리는 여름 휴가를 떠나는 펀드 매니저들이,
가을 시장을 기대하며 주식을 매수해 여름철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죠.
뉴욕 증시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월가에서는 `서머랠리`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들의 호실적에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죠?
<기자>
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예상보다 기업들이 잘 견뎌주면서,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58%나 뛰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를 꼽을 수 있는데,
순이익이 22억 6,000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2배 가까이 늘었죠.
주당순이익(EPS) 역시 2.27달러를 기록했는데,
월가 전망치가 1.81달러까지 낮아졌던 만큼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습니다.
다만 매출액은 169억 3,000만 달러로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9.7%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매출이 부진했지만,
전기차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익을 늘린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투자 손실 규모에 대해서도 관심이 컸죠?
<기자>
테슬라는 2분기에 비트코인 75%를 처분해 9억 3,600만 달러를 현금화했다고 밝혔죠.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을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한 기존의 입장을 뒤집은 건데요.
이번에 테슬라가 밝힌 비트코인 처분 규모나 현금화 금액을 볼 때,
손실을 상당 부분 방어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데요.
바클레이즈가 추정한 비트코인 투자 손실은 4억 6,000만 달러 규모입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앞으로 테슬라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기자>
올해 하반기 테슬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도이치방크는 테슬라 주가가 하반기에 급격하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1,125달러로 제시한 건데요.
도이치방크는 "상하이 공장이 정상화되고 오스틴과 베를린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다"며
올해 인도량을 작년보다 50% 늘어난 140만 대로 예상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하반기에는 물량이 급증하면서 마진도 회복할 것이다"고 판단했고요.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대규모 봉쇄에 들어간다면 차량 생산이 차질이 빚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넷플릭스도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뛰었죠?
<기자>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 것은 성장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수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는 구독자 97만 명이 구독을 끊었다고 밝혔는데,
당초 200만 명이 구독을 취소할 것이라는 예측보다 절반 가량만 줄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 겁니다.
여기에 3분기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명 더 늘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죠.
증시 조정을 부를 요소들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테슬라나 넷플릭스 같은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이 좋았죠.
그러면서 실적 우려가 과장됐다, 이런 분석과 함께 서머랠리 기대감이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기업들의 실적이 선방하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거다, 이 얘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엑티브트레이드는 "기업들이 현재 환경에 일정한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을 안심시킨다"며
"우리가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더라도,
점점 더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고 믿는 분위기다"고 진단했습니다.
비라일리FBR 역시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하락했고,
지금까지 실적 시즌은 우려했던 것보다 좋았다"고 말했고요.
그러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주가 바닥론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제이슨 고퍼트 센티먼트레이더 창업자는 "베어마켓은 끝났다"는 진단을 내놨는데요.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그래프를 올렸습니다.
증시가 52주 저점을 회복한 이후 3거래일 중 2거래일 간 거래 종목의 87% 이상이 상승할 경우,
그해 S&P500 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이 추세가 확인된 후 1년 간 S&P500 지수 상승률 중앙값은 23%에 달했고,
6개월 내 오를 가능성은 77%, 상승률 중앙값은 13.7%였습니다.
고퍼트 창업자 외에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도
"S&P500 지수가 지난 6월에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죠.
<앵커>
지금이 바닥이라면 주식 매수를 고민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하지만 월가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웨드부시는 "시장 심리가 나쁘지만 전술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나는 상승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하락 위험에서 지키는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고요.
지금의 상승세는 단기 랠리인데, 이를 놓쳐서 아쉬워하기 보다는
주가 하락에서 수익률을 보호하는데 관심을 둬야 한다는 얘기죠.
울프리서치도 "앞으로 베어마켓 랠리가 종종 나타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CFRA리서치 역시 "역사적으로 볼 때 약세장 속 반등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긴가요?
<기자>
서머랠리의 가능성을 점치는 가장 큰 부분이 기업 실적이었는데요.
당장 2분기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괜찮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 얼마든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의 추세를 알 수 있는 건 8~9월이 될 텐데요.
6월 CPI가 9.1%를 기록했지만 유가 하락세가 반영되지 않았죠.
7월 이후에도 미국의 물가가 계속 낮아져야 할 거고, 그래야 연준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도 주요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이 현실화 한다면,
유럽에서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고, 고물가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겠죠.
하반기까지는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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