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의 초강수를 두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2년반만에 역전됐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올라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진 건데요.
당장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뿐만 아니라, 환율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며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당장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서 돈을 굴릴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우리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일단 정부와 한국은행은 과거의 사례를 들어 한미 금리역전으로 인한 급격한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과거 세차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기에 한-미간 정책금리는 모두 역전 현상이 있었지만, 미국 금리인상 기간 전체로 볼 때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주요국들도 금리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경우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본유출도 문제지만,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자체가 가져올 여파도 걱정입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율 상승이 가팔라져 무역수지 적자와 수입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미금리역전이 현실화된 이상, 한은으로선 연말 2% 후반에서 3%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어 투자와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경고음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긴축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에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정규철 / KDI 경제전망실장 :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한국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것이 경기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합니다. 큰 충격이 된다면 정부가 (환율) 안정화 조치를 취해야… ]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조사팀장 : 이번 한미금리역전으로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지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서 무역수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경제 펀더멘탈 제고해 외국인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여나가야….]
이제 관심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결정될 한은의 금리 인상 폭.
계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빅스텝 압력은 커졌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폭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만큼 8월엔 0.25%포인트 인상이 더 유력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박성욱 /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 금리역전의 수준도 크지 않고 어제 FOMC 결과만으로 보면 한은 총재가 이야기한 경로(0.25%p씩 점진적 인상)를 바꿀 팩터(요인)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체로 그 그정도 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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