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대체육 시장 테슬라 되겠다"

박승완 기자

입력 2022-07-28 19:16   수정 2022-07-28 19:16

    식품업계 '대체육 대첩'
    <앵커>
    신세계그룹의 식품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대안육` 시장 키우기에 나섭니다. 기존 `가공육` 대신 식물성 고기를 만들어서, 간편식이나 가맹사업 등 신세계 그룹 전반의 유통 채널을 총동원해 시장 공략을 시도하는 건데요. 3년 내 글로벌 식물성 식품 매출 2천억 원 목표를 내건 CJ제일제당과의 소비자 쟁탈전이 예상됩니다.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CJ 간담회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오늘은 신세계가 나섰군요.

    <기자>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를 열고 "식품 시장 대전환"을 내세웠습니다. `베러미트`는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브랜드인데요. 대안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로는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3가지를 꼽았습니다.

    우리가 먹는 공장식 고기는 붉은색을 내고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발색제와 보존제를 씁니다. 이런 물질들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죠. 동물들이 최단 시간, 최소비용으로 집단 사육되는 점도, 이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대안육`으로의 이동이 필요하단 겁니다.

    <앵커>

    인류가 사육하는 모든 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전체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많다고 하죠. 대응이 필요해 보이기는 한데, 대체육이나 식물성 고기는 알겠는데 대안육은 또 뭡니까?

    <기자>

    기존 고기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여러 보기 중 하나인 대안식품(alternative food)이 되겠다는 의미입니다. 사실상 제품 자체의 차이는 없는 셈이죠.

    이처럼 여러 용어가 뒤죽박죽 사용되는 상황은 대체육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임을 드러냅니다. 앞서 살펴본 ESG 경영뿐 아니라 뚜렷한 강자가 없는 신사업으로서도 대체육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죠.

    때문에 식품업계 전반이 뛰어들고 있는데, 동원F&B(비욘드미트)와 SPC삼립(잇저스트)은 미국 대체육 브랜드와 손을 잡았고, 풀무원이나 농심은 비건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식품업계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도 2025년까지 해외에서 식물성 식품 매출 70%를 내겠다는 목표를 내놨죠.

    <앵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를 바탕으로 해외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죠. 신세계푸드는 어떤 전략입니까?

    <기자>

    지난주(21일) 신세계푸드는 미국에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를 설립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자본금 600만 달러, 약 79억 원을 투입했는데, 목적은 `대체육 사업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입니다. 미국이 글로벌 최대 대체육 시장인 만큼 전진기지를 만든 거죠.

    국내에선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에 익숙하지 않다고 여겨, 임시 매장을 운영하는 등 대안육 알리기에 집중하겠단 판단입니다. 간편식 `올반`이나 가맹 사업인 `노브랜드 버거`에서도 대안육을 적용하고, 기존 급식·외식에서도 활용 폭을 넓히고요. 이렇게 만든 메뉴를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서울시 등과의 대체육 급식 캠페인(베러데이)에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앵커>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갖춘 CJ는 해외로, 신세계는 국내부터 다지겠다는 의미군요. 장기적으로는 맞대결을 피할 수 없을 듯한데, 오늘 현장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고요?

    <기자>

    신세계푸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첫 제품으로 캔 햄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가공육과는 달리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서 동물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고민 없이 먹을 수 있도록 개발했는데요. 기존 캔 햄을 두고 "이런 제품을 만들어 온 것을 반성하고 지금부터 훨씬 더 좋은 제품을 선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발표가 진행될 때 익숙한 제품들이 진열된 마트 사진이 배경에 걸렸는데요. 대표적인 국내 캔 햄으로는 CJ제일제당의 스팸과 동원F&B의 리챔이 있죠. 자신들의 시도를 테슬라의 전기차와 비교하며 업계가 함께해 줄 것을 기대했습니다.

    [송현석 /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 기존 동물성 캔 햄을 만들던 다수의 기업들에서 불편해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냈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불편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공육도 아질산나트륨이 없고 훨씬 더 좋은 성분으로 만들면 많은 식품 회사들이 동참해서…]

    <앵커>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복잡한 식품 업계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장면이군요. 결국 넓게 보면 CJ와 신세계 그룹 간의 경쟁이 예상됩니다.

    <기자>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46.87%를 보유한 이마트입니다. 뒤이어 신세계그룹의 호텔 계열사 조선호텔앤리조트가 8.6%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55.55%) 절반이 넘죠. 이마트 지분을 이명희 신세계 회장(10.00%)과 정용진(18.56%) 부회장이 30% 가까이 갖고 있는 만큼 신세계푸드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배력은 큽니다.

    과거 급식 사업이나 이마트·스타벅스에 들어가는 빵을 만들어 오던 신세계푸드는 최근 다양한 분야로 진출 중입니다. 정 부회장을 본뜬 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한 빵집을 여는가 하면, `노브랜드`라는 이름으로 햄버거나 피자 가맹 사업도 확대 중이죠. 대체육도 연장선상인 셈인데, CJ제일제당의 신사업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 경영리더가 이끌고 있어 대리전으로 읽힐 조짐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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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CJ·신세계, `맛` 대결…"美 전진 앞으로"
    #고기와헤어질결심 #대체고기맛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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