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커지기 시작하자, 서둘러 대출부터 갚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규모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신용대출 상환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월 현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697조4천여억원.
올해 초 700조원을 넘어섰던 대출잔액이 7개월 연속 줄고 있습니다.
감소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신용대출입니다.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고 상승세도 더 가파르다 보니, 차주들이 신용대출부터 서둘러 갚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진 점도 대출상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6%대인 신용대출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하는데 투자 여건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대출금부터 갚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차주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 우려가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퇴거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전략적으로 신용대출부터 갚고 있는 점도 가계 대출 감소세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강민/ 서울시 은평구: 신용대출을 조금이라도 갚아버리니까 DSR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당장 전세금 내주는 게 급해서 신용대출부터 껐습니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고 DSR 산정 시 간주하는 만기도 더 짧은 탓에, 연간원리금 상환액이 상대적으로 많이 잡힙니다.
소액을 빌리고 상환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보다 DSR이 더 크게 올라가고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연봉 5천만원인 차주가 기존에 받아뒀던 신용대출 5천만원을 상환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 5천만원 가량 추가로 더 늘어납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25bp씩 세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상환 움직임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조영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위원: 관건이 11월에 추가인상을 할지 여부가 될 것인데 저희는 기본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이 경우에는 (기준금리가) 3%가 될 것이고…]
현재 시장 안팎에서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말 8%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신용대출금리도 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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