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세계 최대 고인돌로 평가되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고인돌·경남도 기념물) 훼손을 이유로 김해시장을 고발했다.
문화재청은 18일 문화재 정비사업 과정에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훼손(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했다며 김해시장을 김해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고인돌을 훼손한 유적 정비사업 시행 주체가 김해시장이어서 김해시장을 피고발인으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 후 정비사업을 담당한 김해시청 전·현직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고인돌 유적이다. 학계는 상석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천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판단했다.
구산동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한 김해시는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해 2020년 12월부터 고인돌 정비 사업을 했다.
문화재청은 김해시가 구산동 지석묘 정비를 하면서 상석 주변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 주는 지층) 일부가 유실되고, 정비사업부지 내 저수조·관로시설·경계벽 설치 부지는 굴착으로 문화층 대부분이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
김해시는 `가야왕도 김해시`를 도시 브랜드로 내세우는 2천 년 전 금관가야 중심지다. 시청 문화재 관련 부서 명칭도 `가야사복원과`다.
고고학계는 김해시가 세계 최대 구산동 지석묘를 서둘러 국가사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과욕, 조급함으로 급하게 정비를 하다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 때 "(문화재 정비)절차에 관심을 덜 가졌고, 무지했다. 죄송하다"며 "이번 일이 뼈아픈 교훈이 됐다"고 사과했다.
다만, 전임 시장 때 벌어진 일로 현 시장이 고발돼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구산동 지석묘 정비사업은 전임 허성곤 시장 때 추진됐기 때문이다.
홍태용 시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해 구산동 지석묘 훼손과는 관련이 없다. 다만, 개인이 아니라 김해시를 대표하는 현직 시장으로 고인돌 훼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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