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 강달러 환경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38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제민·김예인·문다운 연구원은 31일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경한 긴축 의지를 확인하면서 주춤했던 달러화 강세가 재개됐다. 연준의 긴축으로 인한 강달러는 역(reverse) 환율전쟁 구도를 더욱 심화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 연구원은 "역 환율전쟁은 전통적인 환율 전쟁(자국 통화 가치 절하를 통한 경기 부양)과는 반대로 자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적"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자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해 강달러가 유리한 것은 매우 자명한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출 감소,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당면한 인플레이션을 저지하는 일이 더 큰 문제이므로 미국과 연준은 강달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도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점차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 유럽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불안 확대, 위험회피 강화에 따른 달러화 수요 증가라는 것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달러화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연준의 가파른 긴축이라는 방향성과 속도에 더불어 `불확실성`도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며 "통화 긴축과 경기 둔화 속도 사이 줄다리기에서 강달러 여진에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후 경기침체와 함께 금융 불안이 확산한다 해도 안정적인 단기외채 여건이 뒷받침되면서 과거 위기 때와 같은 오버슈팅(단기 급등) 가능성은 미미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 건전성 관련 규제가 강화한 만큼 단기외채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레벨을 높여갈 것"이라며 하반기 전망치로 1,270~1,380원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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