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통화당국의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어 `역머니무브`(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시중자금 이동)도 가속화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2,409.41로 마감해 7월 25일(2,403.69) 이후 한 달여 만에 2,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다른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었다. 연초 주식시장 하락 국면에선 향후 반등을 점치며 저가 분할 매수에 나서란 조언도 나왔지만, 최근에는 산적한 악재에 이런 얘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일부 동학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11조7천2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금액(4조5천675억원)의 2.5배 규모다.
최근 5년간 개인의 연간 채권 순매수액은 3조원대 후반∼4조원대 중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은 3조2천563억원으로 1월(3천283억원)의 10배 규모에 이른다.
월별로 1월 3천283억원, 2월 4천663억원, 3월 6천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천880억원, 6월 1조2천980억원에서 7월 2조9천977억원, 8월 3조2천463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지난달 주식시장 순매수 금액은 7천431억원으로 지난 1월(7조2천37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조2천379억원 규모다.
월별로 보면 1월 7조2천37억원, 2월 1조717억원, 3월 5조9천347억원, 4월 8조5천87억원로 4월까지는 강한 순매수 흐름을 보였으나 5월 -3천875억원, 6월 5조4천874억원, 7월 -785억원, 8월 7천431억원 등 저가 매수가 쏟아진 6월을 제외하곤 저조한 수준이었다.
개인들이 증시 부진에 좀처럼 `플러스`(+) 수익률을 내기 어려워진 주식시장을 떠나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으로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에 증권사별 리테일 채권 판매금액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리테일 채권의 올해 판매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개인 고객들 사이에서도 확실히 채권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변동성이 적은 데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매력도도 높아져서 자금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