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동해상을 빠져나간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국내 상륙했던 태풍 가운데 중심기압으로는 역대 3번째, 풍속으로는 8번째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 힌남노가 제주를 가장 가까이 지날 때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이었다. 오전 4시 50분 경남 거제시에 상륙할 때는 955hPa였고, 오전 5시 53분 부산 오륙도에서 측정한 중심기압은 955.9hPa였다. 오전 7시 울산에서 동해로 벗어날 때는 960hPa로 측정됐다.
태풍은 위력이 셀수록 중심기압이 낮다.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륙 후 힌남노 중심기압 최저치(955.5hPa)는 1959년 `사라`가 상륙했을 때(951.5hPa)와 2003년 `매미`가 상륙했을 때(954hPa)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낮았다.
6일 10분 평균풍속 최고치는 37.4㎧(경남 통영시 매물도·오전 2시 43분)로 역대 태풍 상륙 때와 비교하면 2019년 `링링`(일최대풍속 42.1㎧)과 1961년 `헬렌(36.7㎧) 사이 8위였다.
힌남노는 전국에 많은 비를 뿌렸다.
제주산지에 특히 많은 비를 내렸는데 힌남노와 북태평양고기압이 불어넣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제주와 남해안에 비가 시작한 1일부터 6일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한라산 윗세오름과 삼각봉은 각각 1천188㎜와 1098.5㎜에 달했다. 한라산 진달래밭에도 1천56㎜의 비가 쏟아졌다.
제주 다음으로는 경북 경주시(토함산·483.5㎜)와 포항시(466.1㎜), 울산시(422.5㎜), 경남 산청군 지리산(376㎜) 등의 강수량이 많았다.
포항시와 경주시는 5~6일 내린 강수량이 500㎜에 육박한 것이다. 특히 포항시(구룡포)에는 6일 오전 6시 1분부터 1시간 동안 111㎜ 비가 왔다.
비슷한 시간 경주시(토함산) 1시간 강수량도 95㎜에 달했다.
중부지방에도 5일 고온다습한 공기와 한랭건조한 공기의 충돌지점이 되면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많았는데 강원 양구군에서는 264㎜, 화천군(사내면)에서는 263㎜, 홍천군(팔봉리)에서는 261.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서울도 강남지역에 지난달 집중호우 때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비가 내렸다. 4일 이후 강남구 강수량은 251.5㎜이고 강동구 강수량은 248㎜다.
힌남노는 이날 오후 9시께 일본 삿포로 서쪽 42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힌남노가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비구름대도 북동쪽으로 이동해 6~7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태풍과 주변 기압계 사이 경도력이 커지면서 강한 북서풍이 불어 국지적으로 강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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