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 기간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기업이 바로 포스코일 겁니다.
태풍 ‘힌남노’ 직격탄을 맞으면서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가동을 멈췄던 모든 고로는 일단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송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문을 연지 49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고로가 중단됐던 건데요.
먼저 왜 고로 운영이 중단됐고, 현재 상황은 어떤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포스코가 모든 고로 운영을 중단한 것은 이번 태풍으로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해서 제철소 내부에 있는 변전소가 침수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포스코 측이 처음에는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 고로 가동만 멈췄지만, 변전소가 침수되면서 정전이 발생했고, 제철소 전체가 모두 멈춰선 겁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10일 3고로를 정상 가동했고요.
어제는 4고로와 2고로를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해서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가 정상가동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로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쉿물을 만드는 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로라는 이름처럼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다보니 많은 양의 쇳물을 담고 있어서 한꺼번에 모든 고로 운영을 멈추는 일은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정전으로 고로에 바람을 넣지 못하는 휴풍이 길어지면서 정상 가동에도 시간이 걸린 겁니다.
<앵커>
방금 휴풍이라고 말씀에 주셨는데 이게 어떤 과정을 말하는 거죠?
<기자>
휴풍이라는 것은 고로에 불을 떼기 위해서 바람을 불어 넣어주는 것을 잠시 멈추는 과정입니다.
옛날 시골에서 불을 더 세게 지피기 위해서 아궁이에 부채질을 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멈추게 된 거니까 쇳물이 더 끓어오르는 과정이 멈추게 된 것이고, 만약 휴풍 기간이 길어진다면 쉿물이 굳거나 불순물이 발생하면서 쇳물을 못 쓰게 되는 등의 더 큰 피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포스코 측은 이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일주일 정도로 봤고요.
이 기간 안에 모든 고로를 정상 가동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포스코 측은 이 밖에도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과 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어제까지 제강공장의 경우 7기의 생산라인 중 4기 등 절반 이상을 재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상 가동 된다고 해도 이번 고로 가동 중단 사태로 포스코 측의 피해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예상 피해규모는 어느 정도 입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가동 중단 일수가 약 일주일 정도 됐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빠진 매출로 피해 금액을 추산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연 매출은 18조 원 정도였습니다. 이를 일 매출로 나누면 500억 원가량 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3,5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냉연이나 후판을 만드는 후공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입니다.
후공정에 해당하는 압연 라인은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스코 내에서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과정이 지연된다면 냉연이나 후판과 같은 압연 공정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는 게 차질을 빚게 됩니다.
<앵커>
철강을 주로 쓰는 고객사라면 자동차와 조선일 텐데요.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되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압연라인에서는 가전용과 자동차강판 등으로 쓰이는 냉연도금제품이 생산되거나, 선박에 반드시 필요한 후판이 생산됩니다.
그런데 포항제철소의 압연라인의 지하 시설물은 아직까지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포스코 측은 현재 압연라인의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 돼야 압연라인 복구와 가동 계획도 세울 수 있는데요.
복구속도가 그나마 빠르게 진행 중인 후판 압연 라인이 10월 중 가동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다른 여러 압연 라인들은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서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 또, 가전용 냉연도금재를 필요로 하는 가전이나 자동차, 조선 업종 고객사들이 제때 제품 조달을 못하고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오늘부터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한다고 밝혔습니다.
보유중인 재고를 신속하게 출하해서 고객사 수급안정화에 최우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겁니다.
또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의 긴급재는 광양제철소에서 우선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