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시장 위기 속에 조속한 완공을 압박하기 위해 미완공 아파트에 입주한 중국 주택구매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로이터통신은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시의 자덩바오 부동산이 개발 중인 미완성 아파트에 6개월가량 살아온 여성 쉬모(55)씨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2019년 초에 이 주거단지에 방 2개짜리 70㎡ 아파트를 ㎡당 6천위안(약 119만원)을 주고 샀다. 실직한 그녀는 외아들이 가족을 부양할 걸 기대하면서 주변에서 돈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여서 돈 갚을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개발 초기 이 주거단지의 34개 블록은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됐으나, 2020년 6월 자덩바오 부동산이 법원으로부터 불법 자금 조달 혐의에 휘말리고, 이어 부동산 위기가 덮치면서 아파트 건설 공사는 골격만 지은 채 멈췄다.
특히 지난해 중국 당국이 강력한 부동산 투기 단속을 하면서 주요 부동산 기업들의 파산 위기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아파트 공사 중단이 속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파트 분양 대금을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로 낸 수분양자들은 모기지 상환 거부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쉬씨는 부동산 개발업체의 조속한 아파트 공사 재개와 완공을 촉구하기 위해 골격만 지어진 아파트살이를 시작했다. 쉬씨와 비슷한 처지의 20여 명도 전기·가스·수도 시설도 없는 사방이 뻥 뚫린 미완성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구이린시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지만, 기대난이다. 쉬씨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오래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하이의 E-하우스 부동산연구소는 지난 7월 현재 중국에서 건설 중단된 아파트가 중국 전체 주택시장의 3.8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의 자금 지원,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특별 대출 제공 등의 대책을 펴고 있으나, 효과가 크지 않다.
쉬씨는 "정부가 진정으로 인민의 생계를 보호하고 건설 재개를 원한다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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