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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검은 수요일'…"환율, 문제는 속도야" [증시프리즘]

입력 2022-09-28 19:34   수정 2022-09-28 19:34

    <앵커>

    오늘 시황을 짚어보는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배성재 기자 나와있습니다. 배 기자, 검은 월요일에 이어서 검은 수요일이 닥쳤습니다.

    <기자>

    증시 폭락, 환율 급등이라는 패닉에 가까운 장세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코스피 시장 상장사 중 절반이, 코스피 시장에서도 10곳 중 4곳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위안화 가치가 장중 한때 14년 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7.16위안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올해만 12% 넘게 떨어진 수치인데, 중국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 또는 인하할 전망이어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두 번째는 애플 이슈였습니다. 애플이 신형 아이폰14 시리즈의 증산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경기둔화로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 겁니다.

    <앵커>

    애플 이슈는 어떻게 봐야 되나요? 경기침체가 IT쪽까지 미쳤다고 봐서 장이 충격을 받은 건데 실제 그렇게 볼만한가요?

    <기자>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전망과 함께 수요 둔화가 예상되거든요. 따라서 증산 계획을 접은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 시장은 경기 침체의 총성이 울렸다고 해석한 것 같습니다. 대표 관련주인 LG이노텍도 주가가 10% 넘게 빠졌습니다.

    한편으론 애플이 기존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프리미엄 제품에 전력을 다하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판매량 자체는 작년보다 적은 게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거든요. 이미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의 수요 부진은 예측된 현상인데, 시장의 공포가 다소 과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앵커>

    장 마감 이후에 정부 조치가 긴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증권시장 안정펀드가 재가동 준비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증권 유관기관들과 함께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한 실무회의를 마치고 재가동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증안펀드란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을 통해 조성한 단기 자금을 일컫습니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3월 말 10조 7,600억 원이 조성 예정이었지만, 시장이 급격히 반등하며 실제 자금 투입은 이뤄지지 않은 바 있습니다. 당시의 조직과 자금은 남아있는 상태여서, 곧장 재가동 준비를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증안펀드의 역사는 1990년 증권시장 안정기금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증안기금이 투입 직후 대규모 깡통계좌 매물을 동시호가로 일괄 매입하면서 추가 폭락을 막은 바 있습니다. 증안기금에 이어 등장한 증안펀드는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까지 총 세 차례 조성된 바 있습니다.

    <앵커>

    정부와 한국은행 국채 매입 등에 5조 원을 긴급 투입해 채권시장도 안정시키겠다고요?

    <기자>

    먼저 기획재정부가 2조 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 즉 국채 조기 상환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도 3조 원 규모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섭니다.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불안이 커지자 국채를 사들여서 채권 금리 급등, 즉 채권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채 금리 상승폭은 유난히 높았습니다. 주요 27개국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폭을 살펴보면요. 우리나라가 54.8bp 상승하며 영국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국 재정불안 속에 무려 100bp 가까이 급등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위인 셈입니다. 금리 인상 주도국인 미국의 38.86bp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시장 불안이 너무 크게 반영됐고, 상당히 변동폭이 과도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통화당국 쪽으로 가보죠. 어제 발표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원화 약세폭이 주요국 통화에 비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주엔 이창용 총재도 과도한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언급을 했고요. 그런데 외환시장은 전혀 그렇게 안 보는 것 같아요. 팩트체크를 한 번 해보죠. 뭐가 맞는 겁니까?

    <기자>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현재 원화가치는 두 가지 기준으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원·달러 환율, 그리고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하는 실질실효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오늘 보셨다시피 1,440원을 넘나드는 실정입니다. 2009년 이후 13년 반만이죠. 그런데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8월 기준으로 100.21입니다. 2012년 9월(99.71) 이후 10년 만에 비슷한 수준인 거죠. 이때 원·달러 환율이 1,051.61원입니다. 즉 실질실효환율에 비해서 지금의 환율이 너무 비싸다는 결론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위기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속도에 있는데요. 8월 실질실효환율의 하락폭이 전년대비 -4.99%입니다. 59개 통화 중 6번째로 빠릅니다. 또 지난달에 비해 통화 가치가 6.5% 절하되면서, 4번째로 빠른 나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마치 전봇대처럼 솟고 있는 지금, 과도한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건 아닌 겁니다.

    당국도 결코 손을 놓고 있진 않습니다. 외환보유고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줄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올해 2~3분기 달러 매도 규모는 더 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연금과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왑 거래 실시도 합의를 했죠.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은 외환시장 완충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총재의 발언은 외환시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멘트였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래도 원·달러 환율이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올라가 있을 정도로 매섭게 올라가서 불안하기는 합니다. 이러다 25년 전, 외환위기의 공포가 고개를 드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기자>

    하나증권은 미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올해 3월부터 금리와 환율의 상승 폭을 단순 계산해 보면, 기준금리 25bp 당 원·달러 환율이 15.3원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미 연준이 금리를 11월, 12월에 각각 50bp, 내년 2월에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렇다면 4분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45원, 23년 1분기 상단은 1,46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장이 이렇게 폭락하다 보니, 또 원망스러운 게 있습니다. 바로 상반기에 부쩍 늘어난 공매도인데, 상반기 공매도 거래대금이 60조 원에 달한다고 하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중단하기도 했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요. 이런 와중에 어제는 대만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사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공매도 금지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만 정부가 어제 공매도 금지 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대만 투자자들도 우리 개인투자자들하고 상황 인식을 비슷하게 하는 것 같죠. 우리도 코로나 때처럼 공매도 금지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 당연히 나옵니다.

    그도 그럴 게, 실제 지금의 하락장 속에서 공매도가 계속 늘고 있거든요. 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164억 원으로, 전월 대비 30% 늘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7월 취임 당시 "필요하다면 공매도 금지뿐만 아니라 증시안정기금도 활용하겠다"고 언급한 바가 있는 만큼, 공매도 금지를 두 번째 카드로 꺼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당국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시장의 신인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들이 있죠. MSCI 지수 같은 선진국 인덱스에 편입되기 위해선 공매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 당국은 공매도가 오히려 지나친 변동성을 줄여준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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