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세계 채권과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4∼9월 세계 채권과 주식 가치가 총 44조 달러(약 6경3천400조원)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과 블룸버그 세계채권종합지수에 따르면 세계 채권 잔고는 이 기간 20조 달러 줄어든 125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는 확인 가능한 1990년 이후 가장 큰 감소액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금리 급상승이 경기후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가도 지난달 말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닛케이가 금융정보업체인 `퀵·팩트 세트` 자료를 토대로 세계 주식 시가총액을 확인한 결과 이 기간 110조 달러에서 86조 달러로 24조 달러 줄었다. 이 감소 폭은 `리먼 쇼크`(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2009년 3월(11조 달러 감소)을 웃돌며 2001년 이후 최대로 나타났다.
채권과 주식에서 줄어든 총 44조 달러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한다.
닛케이는 "이런 상황으로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저금리하에서 팽창한 세계 채무 문제에 불을 붙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준 부의장은 최근 "국가 부채 또는 기업 부채가 높은 나라들에서 높은 금리가 채무 상환 부담을 늘리는 등 추가적인 충격이 일어나 금융 취약성이 심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일부 이머징마켓 국가에서는 높은 금리가 선진국들의 수요 약화와 맞물려 자본 유출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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