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대교 폭발 사고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거주지역을 공격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림대교 폭발이 일어난 지 수시간 후인 8일 밤과 9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동쪽 자포리자에 미사일이 연속으로 떨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자포리자 주거지 공격으로 12명이 사망하고 4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아나톨리 쿠르티우 자포리자 시의회 비서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밤새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자포리자 일대를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개인 주택 20채가 무너지고 고층 아파트 건물이 일부 파괴됐다고 전했다.
쿠르티우 비서관의 설명에 따르면 폭격을 받은 아파트의 주민들은 대피했고, 건물 여러 층이 무너져내린 상태다. 소방대원들이 아파트 고층에 사는 주민들을 구조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측이 전날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가 저지른 테러라고 규정하고 보복을 공언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행정부 수반은 크림대교 폭발을 두고 "감당할 만한 상황으로, 불쾌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주장하면서 "물론 감정을 건드렸고 복수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폭발 사고의 경위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의심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사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가대테러위원회는 사고 직후 차량용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폭발이 일어난 트럭이 러시아에서 왔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러시아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러시아 매체에서는 폭발한 트럭의 운전사가 사고 전 온라인으로 비료 운송 주문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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