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탈바꿈한다. `열린 창고형 매장`을 표방하며 지난 12년간 빠르게 성장해 온 트레이더스가 `풀 체인지`를 선언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마트 고진배 상무(트레이더스 트랜스포메이션 TF)를 만나 앞으로의 창고형 매장의 사업 전략에 대해 들었다. 그는 "창고형 매장의 경쟁력은 가격에서 판가름 난다"며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Q.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변화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코로나를 거치며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45% 정도 성장했습니다. 외출이 줄면서 대용량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코로나 이후 창고형 매장의 미래를 고민했을 때 걱정되는 부분은 온라인이었습니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 상황에서 트레이더스의 생존 전략이 필요했죠. 이번 개편은 짧은 시간에 결정한 게 아니고, 2년짜리 TF를 만들어서 1년간 준비한 결과입니다.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상품의 변화, 어떻게 가격을 낮출까, 인사 제도, 지원 부문까지 포함됐습니다. 상호를 바꾼 건 그 중 하나고요. 지금보다 창고형 매장의 정체성을 더 강화하자는 의미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바꾸게 됐고요. 홀세일(Wholesale)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고객들께 가격으로 어필하자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멤버십인 `트레이더스 클럽`도 도입하게 됐습니다. 세계적으로 두 가지 유통 트렌드가 있습니다. 창고형 매장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고요, 그런 유통업체들이 회원제를 도입한다는 점입니다. 월마트도 `월마트 플러스`라는 멤버십을 도입했죠. 온·오프라인 경쟁이 심화되고,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충성 고객층을 저희 매장에 오래 머무게 할까` 고민한 끝에 멤버십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Q. 대대적인 변화가 포함됐다. 기존의 트레이더스 모델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가.
"이커머스가 보편화되면서 고객들이 굉장히 편리하게 상품을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이 우리 매장까지 오게끔 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 매장을 더 자주 찾을까`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고민의 결과가 멤버십 제도를 도입한다는 결정이었고요. 단순히 회원제를 도입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체질이 모두 바뀐 상태에서 고객들께 우리 멤버십을 선보이자는 판단에서 큰 변화를 주게 된 것입니다."
*트레이더스 클럽은 연간 3만원(스탠다드), 7만원(프리미엄)을 내고 가입하는 멤버십 정책이다. 멤버십 가입자는 특가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TR 캐시를 적립받을 수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도 상품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코스트코(비회원은 상품 구입 불가)와는 차이가 있다.
Q.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운영 현황과 홀세일 클럽으로 변화 이후 목표치를 제시한다면.
"지난해 3조 3천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동탄점을 오픈하면서 21개 점포가 됐고요. 2010년에 등장해 12년 동안 거둔 성과입니다. 현재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점포를 줄이고 있습니다. 새롭게 출점할 부지도 없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창고형 매장은 계속 외형을 키울 계획입니다. 30개 정도까지 출점할 수 있는 부지를 준비를 하고 있고요. 이미 정해놓은 부분도 있고요. 2030년에는 연매출 8조원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Q. 창고형 매장과 회원제 도입, 코스트코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차별점이 있다면.
"지난 12년간 고객들께 어필한 게 열린 창고형 매장입니다. 누구나 와서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죠. 이번에 멤버십이 도입되면서 "트레이더스가 유료화 되는 거냐"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 멤버십은 닫힌 멤버십이 아니고 열려 있는 매장의 멤버십입니다. 예전과 똑같이 누구든 들어와서 쇼핑할 수 있고요, 멤버십 회원들께는 추가 혜택을 더 드린다는 전략입니다. 12년 간 열린 창고형 매장이라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지금까지 성장해 왔거든요. 저희가 다음 세대를 준비하면서 또 다른 K-창고형 매장의 모델링을 세워가고 있다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유료 회원만 특가로 구매하는 구조다.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저희가 가장 유념하는 부분입니다. 멤버십 특가가 생긴다고 해서 기존에 판매하던 것보다 가격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기존에 팔던 가격은 유지하면서 회원분들한테는 멤버십 비용 이상의 메리트를 드리는 부분입니다.
선순환적인 사이클을 만들고자 하는 게 핵심입니다. ①바이어는 상품 개발력을 올려서 더 좋은 상품을 만들고 ②점포에 계신 분들은 운영 비용을 어떻게 낮출까 고민하고 ③회원 멤버십을 통해서 얻는 수익까지. 세 요소를 통해서 저희는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죠. 그 투자 여력을 상품과 운영에 투자를 하는 겁니다. 더 좋은 품질의 상품,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팔 수 있는 운영환경, 이런 선순환적인 사이클을 만들고자 하는 데 이번 멤버십의 목적이 있는 겁니다."
Q. 멤버십에 가입하면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혜택을 받게 되는지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나.
"아직 구체적인 혜택 금액을 밝히긴 어렵습니다. 이번에 빅웨이브 아이템이라고 저희가 새롭게 만든 상품군이 있습니다. 총 10종을 준비했는데, 이것만 구매하더라도 기존 정상가와 비교해 7만 9,500원 정도의 혜택을 받아가는 걸로 나옵니다.
대표적인 상품이 이번에 선보인 민물 장어인데요. 민물 장어(850g) 일반 판매가가 4만 9,800원인데, 멤버십 회원들께는 3만 9,800원으로 1만원 싸게 판매했습니다. 4만 9,800원만 하더라도 일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비교하면 40% 저렴한 가격인데도요. 여기에 회원들께는 1만원의 추가 혜택을 더 드린 거죠. 이런 방식으로 멤버십이 운영될 예정입니다."

Q. 창고형 매장이 일반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 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사과로 예를 든다면 일반적인 대형마트는 사과 종류도 여러 가지 갖다놓고, 당도별로 구분하고, 봉지에 들은 것과 아닌 것 구분해 판매하죠. 창고형 매장은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 할 것 같은 상품 한 종류만 놓고 판매합니다. 한 가지의 사과만 판매하는 거죠. 하나의 브랜드로 결정되면 그 제품을 들여올 때 더 낮은 가격에 들여올 수 있죠. 한 종류만 많이 사두면 되니까요. 일반 마트에선 고객이 어떤 걸 살까 고민이 되겠지만, 창고형 매장에서는 고객의 고민을 바이어가 대신합니다. 바이어가 최적의 상품 선정(큐레이션)을 통해 들여놓은 상품을 낮은 가격에 팔고, 고객은 고민없이 그 상품을 구입하는 거고요. 앞으로도 최적화 과정을 통해 판매 품목을 10% 이상 줄일 예정입니다."
Q. 판매 상품의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 업체보다 `이것만큼은 앞서겠다` 목표가 있다면
"저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신선식품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은 이마트부터 이어져온 경쟁력이 강한 분야입니다. 특히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건 채소와 과일인데, 어떤 경쟁사에게도 절대 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 `고기`입니다. 창고형 매장을 운영해오면서 내부적으로 가장 강조해왔던 부분이 `고기는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고기는 절대 가격에서 밀리지 말자`는 거였죠. 12년간 고기에 있어서 더 좋은 파트너, 더 좋은 팩커(해외셀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물론 이마트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어떤 경쟁사보다도 더 품질좋은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창고형 매장의 경쟁력 중 하나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기존에 있던 PB 상품은 지난해에 먼저 리뉴얼 했습니다. 트레이더스딜 브랜드를 티스탠다드로 리뉴얼했죠. 저희는 PB 상품을 낼 때 굉장히 엄격한 검증 후에 출시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본부장까지 의사결정을 받고, 성능 테스트를 거친 후에 상품을 출시합니다. 티스탠다드는 굉장히 선별된 PB 상품입니다. 티스탠다드의 추가적인 변화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상품을 업그레이드 할 전략을 가지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글로벌 상품을 소싱(해외로부터 구매)하는 조직이 내부적으로 있는데, 이곳을 통해서 해외에서 더 좋은 상품을 많이 들여와서 해외에 있는 상품도 저희 티스탠다드 상품으로 개발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트레이더스 개편 TF 1년의 성과는 홀세일 클럽으로의 전환이었다. 남은 1년 주력할 분야는.
"멤버십을 도입하고 BI을 바꾼건 외형적인 변화였죠. 그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상품의 변화 ▲운영 비용을 어떻게 하면 더 낮출까 ▲이를 달성하려면 바이어와 점포의 일하는 구조를 어떻게 바꿀까입니다. 이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도 "이건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고 길게 가는 여정"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프로젝트가 아니고 우리 자체를 변화시켜가는 과정이라는 거죠. 트랜스포메이션입니다. 앞으로 1년은 미래 10년 이상을 책임질 변화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이래서 트레이더스가 멤버십을 내놨구나` `이런 자신감이 뒤에 있었구나`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에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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