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복부비만 등을 아우르는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식도암 발병 위험이 덩달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폐식도외과 조종호 교수)·서울대병원(가정의학과 이지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녀 679만5천738명을 평균 8.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협회 학술지(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 최근호에 실렸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 공복혈당(100㎎/dL 이상), 혈압(수축기 130/이완기 85㎜Hg 이상), 중성지방(150㎎/dL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남자 40㎎/dL, 여자 50㎎/dL 미만) 중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3개 이상일 때를 말한다.
이번 분석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식도암 발병률은 각각 31.2%(212만4천394명), 0.09%(6천414명)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대사증후군이 식도암 발병에 미친 영향을 평가했다.
이 결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식도암 발병 위험이 11%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식도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해 나온 수치다.
대사증후군 중에서도 고혈압이 식도암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식도암 발병 위험은 29%까지 상승했다.
허리둘레 역시 기준치를 넘어서는 경우 식도암 발병 위험이 24% 올랐으며, 혈당이 높을 때도 16% 증가했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식도암 발병 위험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도암의 치료 성적이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5년 생존율이 40%에 채 미치지 못할 만큼 치명적이므로 예방이 최선이라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신동욱 교수는 "편평세포 식도암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사증후군이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발병 원인을 더 세밀히 밝혀내 식도암 예방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종호 교수는 "식도암은 치료가 어렵지만, 완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평소 금연, 절주뿐 아니라 대사증후군 관리를 통해 식도암 발병 위험을 줄이고, 꾸준한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식도암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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