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이 악화되면서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은 올 한해 매출과 주가가 동반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부터 중국 비중 줄이기를 추진했는데, 이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중국 악재를 해소할 수 있을지, 김예원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아모레퍼시픽 주가와 실적부터 먼저 볼까요. 아직도 좋지 않은 모습이죠?
<기자>
네, 오늘은 1.24% 반등해서 종가 98,100원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초와 비교하면 41% 가량 하락한 수치입니다.
지난 17일엔 장중 한때 92,9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 2분기 실적도 부진했는데, 3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증권가 예상을 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747억 원, 243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1%, 5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같은 부진의 배경엔 중국 사업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네. 해외 매출의 60% 이상, 국내 면세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의존도는 높은데요.
이 중국 화장품 시장이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쪼그라든 소비심리로 인해 역성장을 거듭했습니다.
게다가 판매 마케팅을 도맡았던 왕홍들도 중국 정부 감시 대상에 오르면서 수요가 올라오지 못하는 등 불리한 영업 환경이 이어졌습니다.
중국법인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 2분기엔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59% 정도 줄었고요. 3분기도 50% 넘게 하락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 2분기 425억 원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요.
증권가에선 올해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올초부터 중국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거잖아요?
<기자>
소비회복을 기다린다고 해도, 중국 사업이 예전만 못할것이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관계가 점점 복합미묘해지고 있어서, 이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 쉽지 않은데다, 현지 화장품 회사들과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4개의 브랜드를 중국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설화수, 마몽드, 이니스프리, 라네즈인데요.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에 집중해 주력 성장 브랜드로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그 외 브랜드는 효율성에 집중해 판매 채널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가 브랜드는 축소하고 고가브랜드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의미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여기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채널은 축소하고,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인다는 것도 한 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경우에는 로드샵 위주의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줄이고 있고요.
마몽드는 백화점 전체 매장 문을 닫습니다. 대신 수요가 높은 멀티브랜드숍과 이커머스 입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고요.
라네즈도 비효율 오프라인 매장을 위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브랜드별 매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이니스프리 -50%, 마몽드 -10%, 라네즈 -20% 정도 축소될 예정입니다.
올해 초부터 진행해온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끝낸다는 목표로, 현재는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중국 악재는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아직 오프라인 매장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를 온라인 매출이 온전히 커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한데요.
증권가에서는 외형 축소에 따른 단기적인 매출 부진은 있겠으나, 적자 점포를 줄이는데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장 4분기부터 고정비 감소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또, 하반기 대목이죠. 11월에 중국 최대 쇼핑행사 광군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별 매출 목표와 상황에 맞춰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기보다는 출혈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했는데, 이쪽 사업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 북미, 일본 지역에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북미 사업은 오프라인은 세포라 매장, 온라인은 아마존 채널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설화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 내 세포라 매장 23곳에 신규 입점했고요.
최근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했는데요. 타타하퍼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라네즈도 올해 일본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에 공식 입점하면서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앵커>
얼마나 실적을 낼 것인가가 중요할 것 같은데, 증권가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 2분기에 이어, 중국 외 북미와 유럽 사업은 호조세를 이어올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중국 매출은 50%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해 북미, 중국 외 아시아 지역 성장세가 가파른 것인데요.
특히, 북미 사업이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설화수는 2010년, 라네즈는 2014년에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10여 년간 판매 채널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최근 아마존 유료 서비스 회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최대 할인 행사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라네즈는 뷰티&퍼스널 케어 카테고리 브랜드 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북미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 사 기준 4%, 해외 사업 기준 15% 수준으로 아직 작습니다.
성장세가 빠르지만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증권가에선 북미사업 비중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성장한다면 유의미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네, 중국사업의 구조조정 효과와 함께 글로벌 사업 성장세도 지켜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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