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철강' 외친 포스코…배터리 판 흔든다

강미선 기자

입력 2022-10-20 15:17   수정 2022-10-20 17:45

    배터리 소재로 승부수 띄운 포스코
    <앵커>
    철강 맏형인 포스코가 배터리 소재 사업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달 들어 GS에너지와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포드 등 완성차업계의 연이은 러브콜을 받았는데요.

    배터리 원료부터 소재사업까지 아우르는 공격적인 사업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모습입니다.

    관련 내용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포스코그룹이 왜 배터리 소재사업에 뛰어든 건가요?

    <앵커>
    먼저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을 보시면요.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반 토막 이상으로 줄어 9천억 원, 매출은 8% 가까이 줄어 21조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태풍으로 49년 만에 제철소가 멈춘 점도 있지만 철강업의 피크아웃(정점통과) 위기도 한몫했습니다.

    전 세계 철강업 부진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연간 실적은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더 이상 철강으로 먹고 살기 힘든 환경이 계속되면서 최정우 회장은 취임한 2018년부터 배터리 소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는데요.

    미래 모빌리티 사회가 다가오면서 가볍고 단단한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되,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업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삼은 겁니다.

    <앵커>
    현재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먼저 포스코 그룹의 배터리 소재사업 구조를 보시면요.

    자료=포스코그룹 홈페이지

    포스코는 배터리 핵심 소재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을 공급합니다.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받아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해 배터리 제작사에 공급하고요.

    올해 말에 가동될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소재를 추출해 다시 포스코케미칼한테 납품합니다.

    포스코케미칼을 구심점으로 배터리 원료부터 다 써서 돌아오는 배터리의 소재 재활용까지 풀 밸류체인을 갖고 있는 건데요. 이를 바탕으로 포스코그룹은 굉장히 공격적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 전, 포스코케미칼은 GM과 대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고, 10월에는 아르헨티나의 리튬 투자를 앞당겼고, GS에너지와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동맹을 강화하는 MOU(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포드와의 계약도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오늘(20일) LG에너지솔루션이 호주 업체로부터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이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는데 이에 대한 가공은 포스코그룹이 맡을 것으로 보이네요. 사실 배터리 사업을 안 하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데 포스코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먼저 철강기업으로 출발해 자동차 산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두 번째로는 배터리 원료로 쓰이는 니켈, 망간 등을 제철 공정에서 이미 다뤄본 경험 있습니다. 수십년 넘게 해외자원개발과 투자해온 풍부한 노하우도 있고요.

    무엇보다 포스코는 다른 배터리 소재기업들과 달리 원료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그룹 내에서 해결 가능합니다.


    IRA를 대비하는 기업들이 1순위를 꼽는 것이 탈중국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인데, 포스코는 이러한 불안요인을 덜어줄 수 있는거죠.

    마지막으로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들, 예를 들어 부생수소 등으로 또 다른 사업 아이템까지 찾아낼 수 있는 확장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앵커>
    공격적으로 탈철강을 외치면 새로운 먹거리인 배터리 소재업에 투자에 나섰는데 시장의 평가가 궁금합니다.

    <기자>
    포스코는 리튬 사업에 실패한 적도 있었고 신사업 부문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인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엔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커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는 원자재 수급이 관건이라 원료의 승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원료부터 강판 공급, 차체 설계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 유리한 입지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엔 사업단위별로 영업이익률을 염두해 수익성 관리에 집중했다”며 “현재 포스코케미칼을 통해서 이러한 성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포스코가 합작법인을 설립할 때 지분률이 우위에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광산업체부터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는데 최대 85%까지 지분율을 확보했습니다.

    사업에 확실히 주도권을 쥐고, 철강 등 기존 사업을 핵심 수입원으로, 배터리 소재를 앞으로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배터리 소재업 잘하고 있다면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배터리 매출 비중은 아직은 전체 그룹 매출 중의 2% 수준으로 미미합니다.

    포스코홀딩스 상반기 전체 매출 44조 원 중 배터리 소재 매출은 1조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배터리 소재 매출과 비슷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바로 포스코케미칼 덕분인데요. 양극재 기업들 중 막내격이지만 매출이 1년 만에 1.5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9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이 예상됩니다.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배터리 소재에 53조 원을 투자해 2030년에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연간 매출 41조 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8년 뒤에는 배터리 소재 부분에서만 올해 상반기 매출만큼을 내겠다는 겁니다.

    광양 리튬 공장(포스코리튬솔루션)은 2024년부터 연산 4만 3천톤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현재 리튬이 1톤당 1억 원이니 4조 3천억 원 정도의 양이고,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양극재의 경우 2025년까지 34만 톤까지 생산해 내 국내 양극재 생산 1위 기업 에코프로비엠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고요. 이렇게 늘어나는 생산양만큼 실적도 당연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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