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치는 해상운임…"진짜 충격은 내년"

전효성 기자

입력 2022-11-04 19:07   수정 2022-11-04 19:07

    <앵커>

    해운 기업의 업황이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교역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진짜 겨울은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유통산업부 전효성 기자 나와있습니다.

    전 기자, 얼마 전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전해드린 거 같은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해상 운임, 배로 짐을 실어나르는 운임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저번에 출연했을 때가 주로 공산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의 운임지수(SCFI)가 2,000p가 깨졌을 때인 것 같은데, 지금은 1,679p까지 밀렸습니다.

    철광석과 곡물, 석탄 같은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의 운임지수(BDI)도 올해 초 5,650선에서 1,377p까지 떨어졌고요.

    일부 전문가들은 해운운임이 800~1,000p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금보다 최대 50%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앵커>

    급락하는 해상 운임,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근본적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교역량이 급감한겁니다. 말 그대로 배는 많은데 실어나를 짐이 줄어든 거죠,

    지난달 초에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60여편이 취소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3~4분기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같은 성수기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재고를 확보하는 시기인데,

    지금 대규모 컨테이너선 결항은 물동량 감소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라 하겠습니다.

    <앵커>

    글로벌 수요 감소가 해운업계에 직격탄이 된 셈인데, 내년 초가 더 어렵다고요?

    <기자>

    대규모 해운 기업은 화주들과 1년 장기 계약을 맺습니다.

    지금 1,600p 수준인 운임 지수가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지 않습니까?

    화주들로서는 1년 장기계약을 맺을 때 "앞으로 운임이 내려갈거니까 금액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 거죠.

    지난해 말~올해 초 운임이 높을 때 맺은 장기계약이 끝나가는데, 향후 장기계약을 맺을 때 본격적인 화주들의 복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기존에 선사들이 발주해 내년에 들어올 배들도 있습니다.

    기존 선복량의 7~8% 수준인데요, 실어나를 짐은 줄어드는데 배는 늘어나는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질 우려도 있는 거죠.

    [양지환 / 대신증권 연구원: (내년에) 배들이 많이 늘어나는데 지금 물동량 자체는 계속 안좋은 상태고, 글로별 경기 전망을 보더라도 내년에 그렇게 경기가 좋을 거 같지는 않잖아요. 결국 수요 대비 대비 공급 증가율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공급 압력이 더 심해지는 거죠.]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유럽에서 해운 탄소 감축 규제(IMO)가 시작됩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선박에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CII)하는지 제출해야 하는데, 낮은 등급을 받으면 선박 수를 줄이고 운항 속도를 낮춰야 합니다.

    업황도 꺾이는데 환경 규제까지 더해지는 시점이 내년 초다보니 해운업계로서는 긴장감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죠.

    <앵커>

    이래저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인데 국적선사인 HMM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래도 아직은 버틸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입니다.

    지난 2분기 기준 HMM의 현금성 자산은 11조 3천억원, 부채비율은 45.7% 수준으로 재무상태는 양호합니다.

    1, 2분기에 비해 떨어진 수치긴 하지만 3분기에도 2조 5천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상황이고요.

    특히, HMM은 글로벌 선사와 비교해 높은 수익성을 강조합니다.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는 단위가 TEU인데, 1TEU당 수익은 HMM이 2,622달러로 전 세계 1위입니다. 짐라인(2,060달러)과 머스크(1,377)보다도 높죠.

    내실있는 경영을 해왔다고 읽히는 부분인데요.

    HMM 측은 ▲타 업체와 비교해 중대형 선박 비율이 높은 점 ▲선박 수요가 몰릴 때 대형 선박을 적시에 배치한 것을 수익성 향상의 비결로 꼽았습니다.

    또, HMM은 유럽 탄소 규제와 관련해서 선박에 `스크러버`라는 오염물질 감소 장치를 대부분 설치(83%)해뒀습니다.

    미래 친환경 선박이 LNG선이 대세가 될지, 수소선박일지, 암모니아선일지 판가름되지 않았거든요.

    당분간 화석연료를 계속 써야하는데, 오염물질 저감 장치를 미리 설치해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고유황유)을 계속 쓸 수 있는 겁니다.

    선박 운영 측면에서 비용 효율성이 보장된 셈인거죠.

    <앵커>

    HMM하면 매각 이슈가 있지 않습니까? 민영화 적기를 놓쳤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건 어떻습니까?

    <기자>

    해운업계의 하락추세는 사실상 피하기 어렵습니다. HMM이 내실있는 경영을 했다해도 대세를 거스르긴 어렵거든요.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꺾일 거란 전망이 나오는 것만 봐도 피크아웃은 현실화됐다고 봐야겠죠.

    사실 해운운임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는 매각이 쉽지 않았습니다.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오르면서 덩치가 커지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번에는 해운 운임이 너무 가파르게 떨어진거죠.

    보통 해운 경기는 한번 꺾이면 장기간 침체가 이어지는데, 해운기업을 매수하려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겠죠.

    최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민영화보다는 해운·증시상황을 보고 장기간에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운임이 높을 때 HMM을 매각하지 못한 것이 적기를 놓쳤다기보다는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해운 운임이 정상 수준을 찾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주인이 나타나야 한다"는 발언으로 봤을 때 HMM의 민영화는 대우조선해양 때처럼 급박하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해상을 넘어 항공, 육송으로 범위의 경제를 확장하는 시기거든요,

    만약 HMM의 민영화 시기가 너무 늦춰진다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력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는 나올 수밖에 없겠죠.

    [구교훈 /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 (민영화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실기하면 투자 시기를 놓칠 수가 있어요. 해운만 늘려서는 되는 게 아니에요 이 게임은. 다른 부대적인 종합물류, 3PL이라거나 계약물류 항공까지…]

    <앵커>

    마지막으로 오늘 정부가 해운업계에 대해 지원책을 내놨죠?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약 3조원을 투입해 해운업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이 해운 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며 국민적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이런 경기 침체를 미리 대응한다는 측면이 강합니다.

    먼저 고위험 선사 구조조정과 M&A 지원에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중소선사 지원 패키지에 3천억원, 해양진흥공사의 50척 선박 임대에 1조 7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2025년이면 비정상적인 운임이 정상화 될 것. 2027년까지 국적선사 수송 능력을 지금보다 20% 늘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는데요.

    과거 업황 부진으로 큰 아픔을 겪었던 우리 해운업체들이 위기를 발판삼아 재도약 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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