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핵심 참모에게 조건부 주식 취득 권리의 포기를 요구해 결국 그와 갈라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테슬라에 합류한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 출신의 프랑스인 제롬 기옌은 모델3 양산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18년 전기차 제조 문제 해결에 기여하면서 머스크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당시 머스크는 "제롬은 믿을 수 없는 마술처럼 문제를 해결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는 트윗을 올릴 정도로 기옌을 신임했다.
CEO의 트윗 한 달 만인 2018년 9월 테슬라의 자동차 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기옌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캘리포니아주 공장이 문을 닫은 뒤 머스크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공장 재가동 준비 속도와 관련해 기옌을 포함한 몇몇 임직원들에게 실망했다고 테슬라 경영에 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이 WSJ에 밝혔다.
컨설팅회사 에퀼라에 따르면 기옌은 2020년 연말께 근무 기간 등의 계약 조건을 충족함으로써 매달 1천2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취득했으나, 아직 부여받지 못한 조건부 주식 취득 권리도 6억달러 상당에 이르렀다.
결국 지난해 3월 기옌의 실적에 불만을 품은 머스크는 기옌을 세미트레일러 트럭 부문 사장으로 사실상 강등시키고, 남은 조건부 주식 취득 권리의 반납을 요구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기옌은 트럭 부문 사장으로의 강등을 받아들이면서도 주식 권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3개월 뒤 회사를 그만둔 뒤 수억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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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부여 주식 취득 권리의 포기 요구는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위법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다만 해고를 협박하면서 주식 권리 포기를 압박하는 것은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기옌을 포함해 임직원들의 급여·보상 문제에 최근 머스크가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일부 테슬라 직원들이 회사에 공헌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받아 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머스크의 `공정`에 대한 인식이 그 바탕에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본인은 테슬라가 특정 목표를 달성할 때만 추가 스톡옵션을 받고 있지만, 다른 최고위 임원들의 스톡옵션은 회사 실적과 연동돼 있지 않다.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 공동창업자 마틴 에버하드를 비롯해 수십 명의 전직 임직원들로부터 스톡옵션 지급을 불법 거부했다는 내용의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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