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전통 금융사 넘어 '금융테크기업'으로 변화 앞장

장슬기 기자

입력 2022-11-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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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00만 회원 돌파
앱·상담서비스에도 '테크' 탑재


현대카드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영역을 디지털화하고 혁신을 거듭하며 지난해 1,000만 회원을 돌파하는 등 양적 성장을 달성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금융사를 넘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금융테크 기업으로의 `질적 이동`에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공이 크다. 정 부회장은 비즈니스 전체에 테크를 접목하고 테크 자체로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PLCC(사업자 전용 신용카드)라는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물도 정 부회장이다.

◆ 현대카드만의 PLCC 비즈니스 차별화

현대카드는 2010년대 초부터 PLCC를 미래 비즈니스의 한 축으로 보고 기반을 다져왔다. PLCC 비즈니스가 뿌리내린 미국의 싱크로니 파이낸셜,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주요 업체들과 이들이 내놓는 상품을 연구하고 시장에 대해 분석한 뒤 지난 2015년 5월 마침내 이마트와 `이마트 e카드`를 공개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기아, 코스트코, 대한항공, GS칼텍스,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네이버, 넥슨, 미래에셋증권, 야놀자 등 각 업계 챔피언 기업과 PLCC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데이터 사이언스 기술을 깊게 접목해 현대카드 PLCC 비즈니스의 차별화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기업과의 독점적 파트너십을 통해 완전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PLCC라고 정의하고, 이러한 철학 하에 PLCC 파트너사들과 `도메인 갤럭시:현대카드 데이터 동맹`을 구축하고 협업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파트너에 도움이 될 마케팅을 기획하고 타깃 고객을 추출해 제안한 결과, 지난 2020년 이후 현대카드와 PLCC 파트너사들은 1,000여 건에 달하는 데이터 협업 사례를 쌓았다.

정 부회장은 최근 열린 도메인 갤럭시의 협의체인 `도메인 갤럭시 카운슬`에서 "현대카드는 데이터의 양을 더 늘리는데 집중하기 보다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이를 어떻게 인프라화 할 것인지를 연구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며 "도메인 갤럭시 파트너사 모두의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PLCC 파트너사들과 현대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카드 앱에도 정 부회장의 `혁신` 탑재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앱 운영에 있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5년 2월 현대카드가 카드사 최초로 결제를 위한 `앱카드 앱`과 카드 이용내역과 금융 상품을 조회하는 `어카운트 앱`을 통합한 것은 최근 금융권의 트렌드인 `원앱 전략`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이어 2020년 8월, 현대카드는 자사의 앱을 결제와 금융 상품 정보는 물론 라이프스타일 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금융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구조의 앱에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켜 고객에게 맞춤형 콘텐츠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개편한 것. 현대카드는 앱 상의 정보들을 소셜미디어 방식의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현대카드만의 독창성을 가미한 서비스도 여럿 선보였다. 현대카드는 고객 혜택을 기본과 구독, 선물의 3개 층으로 구조화 해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3층 시스템`, 소비 내역에 대한 장·단기적 분석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소비케어 by Personetics`, 카드번호 변경 없이 재발급이 가능한 `카드번호 유지 재발급` 등 업계 최초의 서비스들로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현대카드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지표에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data.ai(구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카드사들의 평균 MAU를 분석한 결과 현대카드가 441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업계 상위권 카드사들의 평균 MAU인 378만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 상담서비스에도 더해진 `테크`

정 부회장은 소비자 보호와 만족도 향상을 위해 상담 서비스에도 테크를 더했다. 지난 2019년 현대카드는 국내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자동응답시스템(AI ARS)`를 도입했다. 단순 조회성 업무를 넘어 실제 고객들이 ARS로 자주 이용하는 부문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의 상담 리드 타임을 줄이고, 상담원들이 좀 더 심도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현대카드의 AI-ARS는 고객이 상담 전화를 걸어 스스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상담을 종료하는 `셀프 클로징`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AI-ARS를 통한 셀프 클로징은 2019년 27만건에서 1년 만인 2020년 61만6,000건까지 146% 증가하더니 2021년에는 193만1,000건까지 늘어났다. 올해만 해도 이미 1~6월 셀프 클로징 건수가 115만건에 육박해 연말이 되면 지난해 수준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온라인상의 소비자 불만 사항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웹크롤링 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현재 월평균 약 3,300여건의 현대카드 관련 고객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웹크롤링을 통한 고객 보호 사례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IT 시스템을 수출하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대카드는 신용카드 IT 시스템 `H-ALIS(Hyundai Advanced Library Card Information System)`를 일본 신용카드 시장에 수출했다. 일본의 종합결제서비스업체와 현대카드의 IT 시스템 H-ALIS를 일본내 신용카드 신규 사업자들에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계약을 맺은 것이다.

H-ALIS는 현대카드의 지난 20여년간의 신용카드 비즈니스 노하우가 녹아있는 핵심 IT시스템이다. 매월 2억건에 달하는 카드 거래를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매입과 매출, 입·출금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 낼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객과 상품 특성에 따라 시스템을 유연하게 재구성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이 나오더라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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