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달 만에 0.7%포인트나 하락하며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5%대 고물가를 이어갔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상승률로는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다가 10월 5.7%로 오름폭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 10월을 제외하면 7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는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5%대를 지속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0.3% 올라 전달(5.2%)보다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농산물이 2.0% 하락하며 전달(7.3%)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건 지난 5월(-0.6%) 이후 처음이다.
다만 축산물은 1.1%, 수산물은 6.8% 각각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전체 물가에 대한 기여도도 10월 0.46%포인트에서 0.03%포인트로 크게 낮아졌다.
공업제품도 5.9% 올라 전달(6.3%)보다 둔화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석유류가 5.6%, 가공식품이 9.4% 각각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를 정점으로 7월 35.1%, 10월 10.7%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상승해 전달(23.1%)과 같았다.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지난 10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6.2%로 전달(6.4%)보다 둔화했다. 외식이 8.6%,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4.5% 각각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달과 같은 4.8%로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3%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5.5% 올라 전월(6.5%)보다 둔화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그리고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라며 "다만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많이 둔화하며 상승 폭은 전월에 비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향후 전망에 대해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돼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은 올해가 상당히 높아 지금보다는 많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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