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오는 13일(현지시간) 예정된 가운데, FOMC 회의보다 CPI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FOMC 첫날인 13일 발표되는 11월 CPI는 연준의 이번 FOMC 정책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FOMC 성명과 회의가 끝난 후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은 13~14일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FOMC가 끝난 후 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의 전망치를 담은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점도표도 공개된다. 이러한 회의 이후의 분위기는 11월 CPI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월대비 0.3% 오를 것으로 예상돼 전월에 기록한 전월대비 0.4% 상승보다는 오름세가 더뎌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CPI는 10월 전월대비 0.3% 올랐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 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한다면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4.25~4.5%가 된다. 이는 이미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냇웨스트 마케츠증권의 존 브리그스는 “11월 CPI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과 그가 얼마나 매파적일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더 강화된 CPI를 보인다면, 그는 금리 인상이 더 지속되야한다고 강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그스는 특히 지난 주 시장을 하락시킨 견조한 고용 시장 지표 이후 더 높은 CPI 보고서가 나온다면 연준 회의를 앞두고 상당한 시장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11월 CPI가 10월의 전년대비 7.7% 상승보다 더 높다면, 파월 의장은 보다 공격적인 의제를 경고할 수 있다”며 “두가지 면에서 공격적일 수 있다. 하나는 최종 금리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금리가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 봄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전에 최종 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연방기금(FF) 목표 금리는 6차례의 금리 인상 이후 3.75%에서 4% 수준이다.
한편 로이트홀드 그룹의 제임스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CPI가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면 시장을 부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 하락세가 충분하다면, 시장은 매우 상승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 내에 있다면, 연준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달러, 채권 시장, 주식 시장은 이미 어느정도 하락되었으며 50bp 인상을 예측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폴슨은 시장의 관점이 바뀌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보다 연준 긴축의 결과에 더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점점 더 연준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공포는 인플레이션이었으나 이제는 경기침체가 가장 큰 공포로 자리잡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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