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내년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내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 원장은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는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그 이후 큰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후년부터는 조금 정상화되는 국면에 가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당 부분은 구조적 측면보다 순환적 측면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특히 통화 긴축과 관련해 벌어지는 현상이기에 어려운 국면이 한없이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통화 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 내년 실물경제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금융시장은 내년 하반기로 가면서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기관들이 내년 1%대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는 것이 대해선 "조 원장은 과거에 1%대면 엄청난 위기 느낌을 받았겠지만,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내려와서 그것보다 덜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원장은 또 내년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 상황으로 봐서 내년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자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면서도 "지금 금리 인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시기상조, 많이 빠른 시점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다.
그 배경에 대해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직 확신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 원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이 연 3.5% 안팎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신호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보내왔다"며 "그런 기본적인 스탠스에서 KDI도 전혀 다른 생각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에 관해선 `부자 감세`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인세를 인하하면 투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는 건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법인세를 감면하는데 투자가 더 위축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인하 관련) KDI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법인세를 감면했을 때 혜택이 어느 한두 사람 부자에게 집중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내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특례세율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KDI는 이후 `법인세 세율 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내고 "법인세 감세가 부자 감세라는 주장은 정치 과정에서 제기된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원장은 정부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선 연금·교육·노동시장 등 3대 개혁 과제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경기가 어려워져 여기에 대응하느라 꼭 추진해야 할 과제에 관한 모멘텀(동력)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며 "올해 강조점을 뒀던 연금·교육·노동시장 개혁에 대해 구체적 실행방안과 국민 의견을 모은 작업이 충분히 진행되지 못해 이를 잊지 말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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