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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클로징' 시즌…연말정산 물량 쏟아낸 기관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

입력 2022-12-16 19:05   수정 2022-12-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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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연말정산 시작한 기관`으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북 클로징`입니다.

    오늘 우리 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기관입니다.

    기관의 연말 북 클로징이 시작되며 양 시장에서 3천8백억 원 순매도했는데요.

    다만 장중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요.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매파 FOMC 결과를 소화하며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7% 급락했습니다.

    이렇게 증시 변동성이 큰 가운데 유틸리티, 제약, 바이오 등 개별 종목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박 기자, 기관 투자자들이 북 클로징을 시작했다고 했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네. 북 클로징은 기관 투자자들이 연말에 회계년도 장부를 마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종의 연말정산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기관들은 연말에 장부상 수익이나 손실이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 클로징이 시작되면 기관의 주식이나 채권의 거래량이 대폭 줄어듭니다.

    보통 11월 말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12월 FOMC 결과를 기다리며 한 박자 늦게 시작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FOMC 결과 발표 이후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에서는 기관의 북 클로징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관의 북 클로징이 시작된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기자>

    네. 최근 기관투자자의 매매동향을 보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오늘까지 양 시장에서 1조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는데요.

    13일까지만 해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며 눈치 보던 기관은 지난 14일 미국의 11월 CPI 호재에 3천억 원 사들였지만, FOMC 결과 실망감에 이틀 간 8천5백억 원 순매도했습니다.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900억 원 가까이 팔아치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네카오 등 반도체와 빅테크 주 중심이었습니다.

    기관이 반도체 업종을 팔아치운 것은 4분기 실적 악화 우려에 더해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인데요.

    빅테크의 경우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을 시사하면서 내년도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 요인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 증시 하방 압력을 피할 수 없겠습니다.

    그렇다면 1월에는 수급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쉽지만 아직은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입니다.

    보통 연초에는 말랐던 기관 유동성이 다시 살아나고,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 증시를 이탈했던 `큰 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는데요.

    이러한 거래량 증가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나타나곤 합니다.

    그러나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을 유지한다고 발표했고, 유럽 주요국들도 긴축 의지를 밝히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커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상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기관의 수급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오늘 장 특징주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제주은행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장 때부터 8% 급등세로 출발하더니 장중 상승폭을 확대해 25% 상승으로 장을 마쳤는데요.

    이날 상승세는 지주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이달 초 제주은행을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신한금융지주는 제주은행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요.

    이 과정에서 제주은행의 지분 5%를 두나무에 매각한다는 소식도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취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제주은행에 대한 지분 변동이나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제주은행 인터넷은행 전환 건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가 당장 새로운 인터넷은행 허가를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은행 시가총액이 약 3천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은 600억 원 밖에 안되는데, 뜬소문 하나에 주가가 쉽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주은행과 두나무 측 역시 해당 소식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과거에도 제주은행 지분매각 루머나 추측성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요동친 적이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증시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급등주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이제 한 주가 끝이 났습니다. 다음 주는 뭘 주목해서 봐야 될까요?

    <기자>

    연말인 만큼 조용한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이 발표됩니다.

    마이크론 실적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목요일에는 올해 마지막 IPO 기업인 바이오노트가 상장합니다.

    IPO 준비 과정에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공모가를 반으로 줄였지만, 증시 부진에 흥행에 실패했는데요.

    상장 이후 주가 흐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밖에 수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주택판매와 목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3분기 GDP 등 경제지표도 함께 체크하면 좋겠습니다.

    <앵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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