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명품전략'…신세계 실적 사상최대

전효성 기자

입력 2023-02-08 19:02   수정 2023-02-08 19:02

    <앵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유통가의 자존심을 지킨 셈인데, 전효성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먼저 신세계의 지난해 실적을 전해주시죠.

    <기자>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매출액 7조8,128억원, 영업이익은 6,4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직전해 영업이익(5,137억)도 사상 최대치였는데 이를 20% 이상 넘어선 겁니다(+24.7%).

    주력 사업인 백화점 부문이 호실적을 거뒀는데요.

    백화점의 순매출은 2조 4,869억원, 영업이익은 5,0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각각 16.4%, 38% 늘었습니다.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은 1,15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센트럴시티도 6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앵커>

    경기 불황 우려에도 백화점이 호실적을 기록한건데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명품 매출이 호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명품 관련 거래액은 직전해보다 21.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거래액은 적게는 21%, 많게는 45% 수준까지 성장했는데 지난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거죠.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소비는 약 20조 9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늘었습니다.

    국민 1인당 금액으로 나누면 325달러로, 미국(280달러)을 앞지르는 수준인데, 업계에선 코로나를 거치며 여행·면세점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백화점 명품 소비가 이를 대체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앵커>

    결국 명품이 백화점 실적을 이끈 셈인데, 명품 분야에서 신세계가 다른 업체보다 우위에 있는 겁니까?

    <기자>

    명품 브랜드의 입점 여부에 따라 백화점의 매출은 크게 갈립니다. 명품 브랜드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죠.

    업계에선 대표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이 입점해 있는지로 명품 백화점이냐 아니냐를 나누는데요.

    우리나라 4대 백화점 점포는 66곳, 이 중 에·루·샤가 모두 입점한 점포는 7곳에 불과합니다.

    7곳 중에서 신세계가 4곳(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을 차지해 그만큼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는 점포 수는 적지만 공격적인 증축과 점포 리뉴얼을 추진하는 `지역 1번점` 전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명품이 있었고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취임한 이후 내세운 전략인데, 정 사장은 그동안 약 2조원을 투입해 강남점 리뉴얼, 센텀시티점 증축 등을 주도했습니다.

    실제 강남점은 2년여의 리뉴얼을 마친 2019년부터 국내 1위 백화점 자리를 수성 중이고, 현재는 연간 거래액 3조원을 눈앞에 둔 상황입니다.

    <앵커>

    공격적인 사업 추진으로 실적은 뛰어난데 말이죠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입니다. 수년째 횡보 중인 신세계 주가,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오늘 신세계 주가는 소폭(+0.67%)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신세계의 시가총액은 2조 2천억원 수준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선 "강남점 점포만 팔아도 시총을 넘어설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백화점 업계가 뚜렷한 미래상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을 꼽습니다.

    주가는 미래 성장성에 반응하는데, 업력이 오래된 백화점 업계로서는 이같은 동력이 약하다는 거죠.

    이와 함께 경기 불황이 본격화되며 백화점에서의 씀씀이가 감소하는 분위기도 관측되는데요, 올해 1월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1~4%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환율까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백화점보다는 면세점·해외쇼핑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은 벌이가 괜찮지만 앞으로의 성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건데, 신세계의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기자>

    신세계백화점은 2535 세대 공략을 통해 백화점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입니다.

    신세계 측은 2030세대 매출을 50% 수준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점포별로 리뉴얼에도 나서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지난해 강남점에서는 신진 브랜드를 앞세운 `뉴 컨템포러리` 장르를 선보였습니다.

    실제 리뉴얼 이후 매출 목표치 30%를 초과 달성했고, 이곳을 다녀간 20대 고객 상당수가 기존 백화점 이용 경험이 없는 고객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성과 속에 올해 상반기 중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뉴 컨템포러리 장르를 앞세운 리뉴얼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비슷한 골자로 지난해 경기점은 영패션 리뉴얼을, 올해는 영화관과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리뉴얼해 젊은층이 즐길거리를 갖춘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신세계의 디지털 전략도 올해 주목해봐야 할 부분인데요.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앱에서 선물하기나 쇼핑은 물론, 푸빌라 캐릭터와 NFT, 문화센터 강좌, 음악, 골프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거리감을 느끼기 쉬운 젊은 층에게 모바일 앱과 문화 콘텐츠로 친숙한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전략인 겁니다.

    명품으로 시작된 신세계의 도약이 젊은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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