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주주의 지분을 넘겨받아 SM엔터테인먼트 1대 주주로 올라서기로 하면서 설립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의 경영권 회복 여부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하이브는 이를 부인했다.
하이브는 10일 "이수만이 지속해서 경영권을 행사한다거나 프로듀서로 SM에 복귀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수만은 향후 3년간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동시에 3년간 SM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SM 아티스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수만은 SM의 2023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하기로 했다"며 "주주제안을 통해 하이브가 지정한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수만은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공식적으로 경영에서는 손을 뗐고 임금도 받지 않아 왔다.
하이브는 아울러 "지난 1월 15일에 SM이 발표한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와 연계해 SM의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는 노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SM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이수만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그간 이수만의 지분 매각 상대방으로 하이브를 비롯해 카카오와 CJ 등이 거론돼왔고, 이 가운데 카카오와 CJ와는 실제 협의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수만이 약 2년에 걸쳐 장고를 거듭하는 사이 최근 SM 안팎을 둘러싼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달 SM 현 경영진이 이수만의 퇴진과 배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발표하고, 카카오가 신주 발행 등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하면서 이수만 측의 위기감은 증폭됐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에 이어 `IT 공룡` 카카오까지 등판하자 이수만 측은 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이수만 측에 손을 내밀면서 양측의 지분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10일 오전 주식양수도계약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에 하이브가 공개 매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SM 지분 확보를 마무리하면, 하이브는 온전하게 SM을 품게 된다.
다만 주총에서 표 대결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수만의 원래 지분율은 18.46%에 불과한 데다가 소액 주주의 지분율이 60%가 넘어 SM 현 경영진이 얼라인·카카오와 손을 잡고 주총에서 소액 주주를 설득해 표 대결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KAIST)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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