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서빙 로봇을 앞세워 로봇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빙 로봇의 기술력은 어디까지 성장했고, 앞으로 어느 분야까지 접목될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의 서빙 로봇 관련 자회사 비로보틱스의 김민수 대표를 만나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들었다. 김 대표는 "누군가가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해줘야 하는 모든 곳에서 서빙 로봇이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중에는 로봇의 국산화를,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유럽 등지로의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Q. 배달의민족 서빙로봇사업실이 `비로보틱스`라는 별도법인으로 독립했다.
"서빙 로봇 사업을 3년 정도 하면서 사업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신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 안에서 하는 것보다는 더 독립성을 가지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있어서 분사를 하게 됐습니다. 아직 수익을 내는 단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닙니다. 사업적으로, 수익적으로도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독립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현재 배민 서빙로봇의 보급 대수와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되나.
"약 1천 개 매장에 1,500대 정도 로봇을 공급한 상태입니다. 현재 시장에 보급된 서빙 로봇 대수가 5천대라고 한다면 저희의 점유율은 30% 정도 됩니다. 순위로는 2위고요. 1위는 40~45%를 차지하고 있는 V사, 3위는 K사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사업 초창기에 V사의 서빙 로봇을 저희가 같이 취급했어요. V사가 수입한 제품을 저희가 배민 플랫폼을 통해 공급한 거죠. 당시에는 V사가 수입해 온 로봇 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저희도 서빙 로봇 사업을 하려면 그 모델을 취급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후에 더 좋은 제품을 찾게 됐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저희의 서빙 로봇을 2,500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Q. 서빙 로봇이 주로 활용되는 곳이 요식업계다. 서빙 로봇을 활용하고 난 뒤 반응이 궁금하다.
"요식업 사장님들께서 인력을 구하는 걸 어렵게 느끼고 계시거든요. 코로나 끝나고 손님들이 돌아오는데 사람을 뽑는 게 너무 부담인 거죠. 사장님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인건비는 중요하지 않다`고 할 정도로 홀 서빙 인력이 안 구해지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노동력 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 같이 소비되는 영역이라 기피하는 거죠. 서빙 로봇이 홀 서빙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일손을 충분히 거든다는 피드백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Q. 서빙 로봇의 기술력 수준이 궁금하다. 어느정도 면적의 매장에서 몇대까지 운영이 가능한가.
"매장의 크기랑은 관계가 없습니다. 200~300평 되는 매장에서 서빙 로봇 6~7대를 사용하시는 고객도 계시죠. 어지간한 실내 매장이라면 다 적용이 가능합니다. 소프트웨어 기술로는 저희가 개발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는데요, 원래는 서빙 로봇 화면에서 목적지를 지정하고 출발 버튼을 눌러야만 로봇이 특정 테이블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제는 손님이 테이블에서 호출 벨을 누르면 로봇이 테이블로 주문을 받으러 갈 수 있는 수준까지 와 있습니다. 호출 벨 신호가 저희가 구축한 서버로 연동돼서, 저희 서버가 로봇한테 `호출이 왔으니까 이동을 해야 된다`고 전달하는 구조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매장 내 여러 IT 기기와의 연동성을 높인 게 저희의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Q. 서빙 로봇을 이용하는 비용은 어느정도인가.
"36개월 계약을 하면 월 35만원 수준입니다. 30만원대 상품은 경쟁사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보통 한달에 55만~60만원 정도인데 3분의 2수준이죠. 저희가 업계 최초로 `잔가 유예형`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자동차 리스 프로그램과 유사한데요, 사장님들께서 서빙 로봇 도입을 고민할 때 `빌려 쓸까` `구매할까`를 결정할 필요 없이 36개월간 35만원을 내고 쓰다가 만기가 도래했을 때 로봇을 구매하고 싶다면 300만원을 내고 구매하시면 되고요, 더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 반납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3년 뒤에 다른 로봇을 써보고 싶다면 새 제품과의 교체도 가능하죠."
*2천만원 짜리 서빙 로봇으로 가정한다면 일반 36개월 렌탈을 이용하면 2,000만원÷36개월=55만 5천원 월 이용료가 발생한다. 이 금액을 내고 36개월을 이용한 뒤 로봇은 고객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반면, 잔가 유예형 상품은 800만원 정도를 잔가로 설정해 둔 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36개월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다(1,200만원÷36=33만 3천원). 36개월 이용 뒤에는 800만원을 내고 제품을 인수할 수도, 필요없다면 반납하는 구조다. 사용자 입장에선 3년 뒤 제품 구입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Q. 리스 형태를 도입한 것이 회사의 수익성에는 더 안좋은 것 아닌가.
"경쟁사들이 잔가 유예형 상품을 쉽게 도입하지 못하는 건 3년 계약 기간이 끝나고 반납될 로봇에 대해서 확신이 없고,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리스크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후 지원이 가능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3년 뒤에 돌아올 제품을 중고 상품이나 리퍼 상품으로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계획까지 세워뒀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판매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용 고객층을 분석하다 보니 사장님들이 부담으로 생각하는 가격대가 `월 40만원` 수준이라고 파악했어요. 이용을 꺼리게 만드는 임계점이 40만원 수준인건데, 이걸 낮춰서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리스 형태의 판매 방식을 도입한 겁니다."
Q. 배달의민족은 서빙 로봇, 야외 배달 로봇 등 로봇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보는 건가.
"배달의민족 서비스는 결국은 플랫폼 사업입니다.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뿐 아니라 플랫폼에 들어와 있는 사장님들도 중요한 고객이죠. 배민 외식업 광장, 배민 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장님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사장님들의 어려움이 무엇이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어떤걸까를 고민하다 보니까 `서빙 로봇이 사장님의 장사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냈죠.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기에 새로운 먹거리로 생각을 했고요. 배달 로봇도 배달을 처리하는 여정을 더 간소화시키고 라이더 분들의 위험 요소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겁니다."
Q. 향후 서빙 로봇 수출 계획도 있나.
"해외 시장에서도 서빙 로봇 수요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딜리버리 히어로가 글로벌 사업을 하고 있다 보니까 이를 통해서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 충분한 니즈가 있다는 걸 파악했습니다. 올해는 로봇을 국산화하는 계획을 세웠고요, 이것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수요가 높은 국가를 상대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Q. 로봇 국산화라면 내부 부품까지 자체 제작을 뜻하는 건가. 국산화 예상 시점은.
"부품까지도 국산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 같고요, 일단은 한국에서 일부 공정을 수행하는 쪽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 3분기까지는 국산화에 대한 본격적인 단계를 밟아가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앞서 말씀드린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를 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로봇이 전세계 어디에서 사용이 되더라도 원격으로 유지보수와 수리가 가능도록 만드는 거죠."
Q. 향후 비로보틱스가 꿈꾸는 로봇 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저희가 서빙 로봇 사업을 시작할 때 `서빙이 필요한 모든 곳에 서빙 로봇이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식업계에서 서빙 수요가 가장 높다 보니 식당 중심으로 많이 보급됐고요. 현재 서빙 로봇은 PC방에도 납품이 되고 있고, 노래방, 스크린 골프장, 당구장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누군가가 고객에게 무언가를 계속 갖다줘야 하는 그 역할을 로봇이 대신하는 거죠.
국내 시장부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게 단기적인 목표고요, 향후에는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해서 서빙 로봇 하면 비로보틱스가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서빙 로봇 시장에서 아직 세계적인 기업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 자체는 중국이 가장 크게 형성돼 있지만, 중국 회사들은 사실 아직까지는 세계적인 실적은 없거든요. 저희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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