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더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동결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왔다.
우리시간으로 전날(14일) 밤 공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표 C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6.4%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전년 동월대비 6.2%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소폭 상승으로 7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6%, 전월보다 0.4%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기준 상승세가 두드러진 항목은 주거비, 에너지, 식품 가격으로 이 가운데 주거비 상승분이 전체 물가 상승분의 절반, 근원물가 상승분의 60%를 차지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CPI 지표에 대해 "1월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올해 전반적인 물가 둔화 기조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급망 제약 완화에 따른 재화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될 것이고, 이번 물가상승에 기여도가 컸던 주거비 상승세가 시차를 두고 내려올 것이라는 점 역시 선행 지표를 통해 분명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이번 1월 물가지표부터 새로 적용한 가중치 변경 방식은 상품 물가의 가중치를 높이고 서비스 물가의 가중치는 낮추는 영향이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중치 변경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보다는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문제는 최근 강력한 고용시장 지표와 느려진 물가 둔화 속도가 맞물리면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금리 인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타이트한 고용 시장과 물가 둔화 속도가 연준이 당초 제시한 경로보다 금리인상을 더 길게 가져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당초 연준이 3월 한 차례 더 25bp 인상한 이후 금리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에서 오는 5월까지 각각 25bp 인상한 이후 최종 5.0~5.25%선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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