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패배를 원한다면서도 러시아를 박살 내는 게 프랑스의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다가 프랑스로 귀국하는 길에 주간 르주르날뒤디망슈, 일간 르피가로, 프랑스앵테르 라디오 등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들 매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기를,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기를 원하지만, 군사적으로 이러한 결론에 닿을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동원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아 어느 쪽도 완전히 승리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나는 혹자처럼 러시아가 자국 영토까지 공격을 받아 완전히 패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사람들은 무엇보다 러시아를 박살 내기를 원하지만, 그것은 프랑스의 입장이 아니며 앞으로도 절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러시아가 협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러시아 전선을 교란하는 군사적 공세"라며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에 복수하는 아이디어는 배제해야 한다고 명백히 선을 그었다.
우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가 프랑스 등 서방의 지원으로 유리한 위치를 잡고 나면, 그다음에는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쟁 초기 러시아와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 해보려 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뮌헨안보회의가 개막한 지난 17일 연설을 하면서 "지금은 러시아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상하는 날이 온다면 러시아 측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 체제 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을 제외한 다른 모든 선택지는 내게 더 나빠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 앵테르는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크렘린궁 수장을 대신할 다른 모든 선택지`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 대표 등을 거론했다.
그는 "솔직히 이런 갈등 와중에 러시아 사회에서 민주적인 해결책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지만 지난 몇 년간 러시아가 강경해지는 것을 봤을 때 그렇게 되리라 믿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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