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라고 하면 머리카락이 빠진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머리카락은 빠지지 않는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잘못 알고 있는 이유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약물치료를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암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약물치료로 구분한다. 이 중 방사선 치료와 수술은 `국소치료`다. 말 그대로 특정 부위에만 효과를 미치는 치료다. 예를 들어, 폐암 수술을 받으면 칼로 폐암만 도려낸다. 복부, 머리, 팔, 다리 등 다른 곳에는 수술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폐암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폐암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한다. 다른 부위에는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으므로 다른 부위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때문에 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머리카락이 빠질 이유는 없다.
반면, 항암약물치료는 항암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로 체내에 투여한다. 체내에 투여된 항암약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몸 전체에 항암 효과가 나타난다. 항암약물은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암 조직에 주로 작용하지만, 머리카락이나 손톱 같이 계속 자라나는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 항암약물치료 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이 벗겨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는 암 환자에게 시행하는 대표적인 국소치료다. 공문규 교수는 "암 조직 이외에 다른 부위에는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고, 방사선을 조사받지 않은 부위는 방사선 치료로 인한 어떤 부작용도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방사선을 조사받은 부위는 그 자체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폐암 환자가 흉부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폐렴이나 식도염이, 간암 환자가 복부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간염이나 위장관염이 생길 수는 있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식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 발생 역시 점점 적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방사선 치료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근거 없는 편견이 없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