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폐교 공간, '미래형 배움터'로 거듭난다

입력 2023-02-25 09:36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앞.
폐교를 앞둔 탓인지 주변 거리는 유난히 을씨년스러웠다. 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진 텅 빈 운동장에는 찬 바람만 휘몰아쳤다.
약 1시간 30분간 학교 앞을 지나는 초등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학교 주변에 터 잡고 있던 문방구와 학원 등은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 네일샵 등에 자리를 내줬다.

1983년 개교한 화양초는 학령인구 감소로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이달 28일 문을 닫는다. 인근 교회 부속 어린이집은 이미 4년 전 폐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폐교가 결정된 서울시내 학교는 화양초 외에 도봉구 도봉고, 성동구 덕수고·성수공고 등 4개교다. 고교 3곳은 내년 2월28일 교문을 걸어 잠근다.

서울시교육청은 폐교 이후 건물·부지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자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화양초 인근 주민들은 반세기 역사를 지닌 학교 폐쇄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이곳이 또 다른 문화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길 기대했다.

주민 신좌용(67)씨는 "주민을 위한 문화 공간이나 스포츠·컴퓨터 교육장 등으로 바뀌면 좋겠다. 운동장도 조기축구나 산책 등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 싶다"고 전했다.

신복순(85)씨는 학교 건물은 도서관 등으로, 운동장은 꽃과 나무 등을 심어 야외 운동공원으로 재단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봉고의 경우 내년 3월부터 인근 도봉초가 그린스마트미래학교로 리모델링되는 3년간은 임시 초등학교 건물로 쓰일 예정이다. 2027년 이후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봉고 졸업생 김윤정(28)씨는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에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이 새삼 다가왔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의 진로체험·진로선택을 도울 수 있는 센터나 초등생 돌봄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일 장소가 부족한 청소년의 외부활동을 위한 공간대여 등 학생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도봉고 인근 주민 김현미(54)씨는 어르신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학력인증제 교육기관 신설을 제안했다.

김씨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만학도를 위해 한글을 가르치거나 검정고시를 지원해 졸업장까지 주는 학교가 들어온다면 좋을 것 같다"며 "평일에 운동장은 개방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주차난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늘어나는 교육 수요에 맞춰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이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다양한 센터 등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는 주민이나 학부모를 위한 교육 공간이나 교원연수를 위한 시설을 전세나 대관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며 "기초학력 지원센터나 학생 위기 상담 종합지원 서비스인 위(Wee) 프로젝트·위센터 등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청은 이러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빈 학교를 예술·스포츠 특화 교육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020년 폐교된 강서구 공진중학교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생태전환 교육을 위한 환경교육체험관으로 조성되고 있다.

덕수고 부지에는 2030년까지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융·복합 교육 플랫폼 `서울교육파크`(가칭)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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