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MWC는 전 세계 모바일 산업과 기술이 집결하는 곳이었지만, 올해만큼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모바일을 넘어, 인공지능을 비롯한 미래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MWC가 던진 첫번째 화두는 '망 사용료'. 포문은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추진 중인 유럽연합, EU가 열었습니다.
빅테크들의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통신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게 됐으니 그 비용을 공정하게 나누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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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이 구글과 넷플릭스 등 단 6개의 빅테크에서 나왔고, 전체 트래픽의 60%를 동영상 서비스가 차지했습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 우리는 유럽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존중하면서도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EU는 구글과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도 통신 인프라 투자비용을 분담토록 하는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 발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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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신사들도 유럽 통신사들과 손잡고 '망 사용료' 분담을 위한 공동 전선을 구축해,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MWC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인공지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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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KT는 AI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업까지 모두 참여한 인공지능 '풀스택' 라인업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배순민 KT AI2XL연구소장: 상반기 내 초거대AI '믿음'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고, AI B2B사업에 집중하여 연내 금융고객 상담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산업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계획입니다.]
한국판 인공지능 연합군인 'K AI 얼라이언스'를 선보인 SK텔레콤은 UAM까지 등장한 역대급 규모의 전시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엘사 곤잘레스 솔라 (관람객): MWC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생동감 있고 실제 같았어요. 이런 점이 좋아았고, 인공지능을 좋아하는 분들께 체험을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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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논란 속에 연임을 포기한 구현모 KT 대표는 이번 MWC로 사실상 마지막 공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조연설에 나선 구 대표는 디지코 KT의 달라진 3년을 숫자로 설명해 전 세계 통신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구현모 대표: 지난 3년간 우리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며 디지코 전략을 실현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B2B 서비스로 수평적 확장을 했고, 미디어 플랫폼을 포함한 연결성을 넘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수직적으로도 확장했습니다. 또 우리는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와 AI로 옮길 준비도 했습니다. 우리 전략을 잘 통했고, 2022년 'B2B'와 '디지코'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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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WC의 또 다른 주인공은 하나의 전시장을 통째로 쓴 화웨이였습니다.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워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유럽 공략을 위해 MWC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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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지만 이제 더이상 그 누구도 '모바일'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제 통신사들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했던 모바일 혁명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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