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이 10일(현지시간) 예금 인출 사태로 큰 손실을 내 주가가 폭락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문을 닫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FDIC는 '샌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이름의 새 은행을 새로 설립하고,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몰수해 이 은행으로 이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폐쇄 조치라고 AP통신이 전했다. SVB는 미국 전체에서 자산 기준 16번째 은행이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는 25만달러 이내다. FDIC에 따르면 현재 SVB의 자산은 2천90억달러, 예금은 1천754억달러 규모로 이 중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액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과 주로 거래하는 SVB는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늘어나자 보유한 만기 전 채권을 급하게 팔아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냈다. 그 여파로 이틀 연속 주가가 60%대 폭락해 나스닥으로부터 거래중단 조치를 당했다.
SVB가 문을 닫으면서 스타트업의 줄도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SVB는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2009년 후 2천300억 달러(303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참여하며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3천만 원) 이상의 예치금은 묶이고 전액 돌려받는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재무 구조가 열악한 스타트업의 자금 융통이 어려워져 도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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