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크레디트 스위스 파산설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비니는 "크레디트 스위스는 금융당국의 구제를 받기에 규모가 너무 큰 회사일 수 있다"면서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가 과거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크레디트 스위스가 무너질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VB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약 2,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크레디트 스위스는 2배가 넘는 약 5,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는 유럽 금융 시스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크레디트 스위스가 한순간에 무너지기에는 너무 큰 기업이지만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구제 받기에도 몸집이 너무 큰 기업"이라며 "미국과 달리 스위스 연방 시스템이 구제금융을 설계하기에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권한을 주(州)에 이양하는 스위스의 분산형 정부 형태를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의 해당 발언은 스위스 국립은행(SNB)이 현지 감독당국과 함께 필요한 경우 크레디트 스위스에 유동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기 전에 나왔다. 이날 스위스 국립은행은 금융감독청(FINMA)과의 공동성명을 내고 크레디트 스위스가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미국 은행 시장의 혼란이 스위스 금융권으로 번질 위험 징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로 '리먼 모멘트(Lehman Moment)'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리먼 모멘트는 대형 기관이나 국가에서 발생한 위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뜻한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자 리먼과 거래하던 주요 금융 기관이 흔들리고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데서 유래한 단어다.
(사진=블룸버그)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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