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사실상 마무리"...인하 논의 '시기상조'

서형교 기자

입력 2023-04-11 19:25   수정 2023-04-11 19:25

    <앵커>
    한국은행의 이번 통화정책 결정,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경제부 서형교 기자 나왔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추가 인상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자>
    네, 시장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오늘 기준 3.28%로, 기준금리인 3.5%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금리 인상 종결론’을 외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되는데요.

    먼저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2분기에 3%대에 진입하고 연말에는 3%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반대로 경기 침체에 대한 압박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나온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긴축 스탠스도 완화되고 있어 한국은행이 무리하게 금리 인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2분기 물가상승률이 3%대면 괜찮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여전히 한은 목표치인 2%보다는 높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금리를 동결했다는 건, 그만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뜻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이미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0.4%)로 돌아섰는데요.

    이창용 총재는 “1분기 성장률이 소폭 플러스(+) 전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주요 외국계 IB들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고 있는데요.

    8개 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에 불과합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전망치인 1.6%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준인데요.

    오늘 이창용 총재도 “지난 2월에 제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 같다”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국은행은 중국 리오프닝과 IT 경기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적을 것이라는 이유인데요.

    전문가 분석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중국 정부가) 여러 가지 부양을 하고 있지만 중국의 고용시장 자체가 워낙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리오프닝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수출이 좋아져야 하는데 미중 갈등 때문에 수출 경기 자체가 돌아서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전반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는 효과가 적을 수 있다…]

    <앵커>
    이창용 총재도 기존 전망보다 경기가 안 좋을 수 있다고 인정을 한 건데,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은 이미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권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2021년 말 0.37%였던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9%로 0.8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사업장을 전수조사하고 집중 관리하고 있다곤 하지만 시장에선 불안감이 여전한데요.

    여기에 더해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6월 0.2%에서 지난 1월 말 기준 0.31%까지 올랐습니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는 건데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등이 종료될 경우 가려져 있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앵커>
    오늘 금리가 동결된 후에 기자회견에 나섰던 이창용 총재가 가장 신경을 썼던 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만큼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건데, 시장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증권가 의견을 전수조사했더니 의견이 거의 정확하게 반반으로 갈렸는데요.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전망한 곳은 씨티은행입니다.

    올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돼 하반기에만 0.5%포인트, 내년에는 1.0%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한국은행 전망과 달리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떨어져 6월에는 2%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3.25%로 전망했는데요.

    반면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은 연말금리 수준을 현재와 같은 3.5%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물가가 2%에 수렴하는 것을 확인하기까지는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금통위원 중 많은 분이 ‘시장의 기대가 과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살펴봤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정, OPEC+ 추가 감산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들이 여전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 2월과 동일하게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당분간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워낙 변수가 많은 시점이라 시장 전망이 분분하다는 얘기군요.

    한-미간 금리 격차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5월 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금리격차 더 크게 벌어지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 상단이 5.0%입니다.

    만약 5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한다면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되는데요.

    1.75%포인트는 사상 최대 격차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되는 건데요.

    이창용 총재는 “1300원 등 특정한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조절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라 여러 정책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오른 1322.2원에 마감했는데요.

    오늘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됐던 이벤트였던 만큼 시장에서 큰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시장에서는 내일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되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재차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서형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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