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도 고객이었는데'…퍼스트리퍼블릭 결국 간판 내렸다

입력 2023-05-02 05:33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되면서 지난달 불거진 금융 위기의 여파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지난달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 뉴욕 시그너처 은행에 이은 이 은행의 붕괴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SVB가 스타트업 대상이었다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부유층을 상대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해 왔는데, 결국 이것이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1985년 설립된 이 은행은 설립 초기부터 부유층 고객에게 대출 시 우대 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이들 고객을 유치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도 이 은행의 고객이었다. 이 은행은 2012년 저커버그에게 1.05%의 금리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제공하기도 했다.

연봉 수십만 달러의 엔지니어를 유치하기 위해 구글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와도 거래했고, 메타 본사 내에는 지점을 설립해 엔지니어들에게 2.5% 이하의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부유층을 상대로 한 전략으로 저금리 시대였던 2021년까지 10년간 이 은행의 연간 수익은 4배로 증가했다. 미국 20대 은행에 포함됐고, 일부 지표에서는 JP모건 체이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보다도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부유층을 상대로 한 이런 장기 저리 대출은 급격한 금리 인상을 맞닥뜨리면서 독이 됐다.

지난해 예금은 13% 늘어났지만 이는 오히려 부담이 됐다. 작년 4분기에만 예금 이자로 4억2천800만 달러(5천739억원)가 빠져나갔다. 1년 전의 2천만 달러(268억원)에서 많이 증가했다.

이 은행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기 투자 포트폴리오 손실은 48억 달러(6조4천368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5천300만 달러(710억원)보다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대출의 절반 이상이 평균 금리 2.89%의 주택담보대출이었는데, 금리 상승으로 시장 가치는 220억 달러(29조5천억원) 감소했다.

2022년 말 은행 예금은 1천764억 달러(236조5천524억원)로, 25만 달러(3억3천500만원)를 초과해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은행 자금은 68%에 달했다. 예금은 은행 자금의 92%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는 맨해튼의 한 콘도 매수자에게 30년 만기로 1억 달러(약 134억원)를 대출했다. 금리는 4.6%였다.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맨해튼 고가 주택 주택담보대출 금리(5.5%)는 물론,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자료 기준 30년 만기 고가 주택담보 대출 평균 금리보다도 1∼2%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런 지표가 드러나면서 불안에 느낀 고객들이 지난달에만 1천억 달러(134조원)를 인출해 가는 등 현금 대량 인출 사태가 불거졌다.

대형 은행 11곳이 300억 달러(40조원) 지원에 나섰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결국 불을 끄지 못하고 38년 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