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에 페소화의 가치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자 웃지 못할 일화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8월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국경지대에 있는 엥카르나시온이라는 도시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 강도가 파라과이 마트에 흉기를 들고 나타나 점원을 협박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점원이 계산대에 있던 아르헨티나 페소를 내주자 강도는 "싫다, 싫어. 안 가져가. 아르헨티나 페소 가지고 뭘 해!"라고 윽박지르며 거부했다.
이에 당황한 점원이 그제야 소리를 치고 도움을 요청했고 놀란 강도는 줄행랑을 쳤다고 한다.
가게 내부에 찍힌 동영상과 점원의 인터뷰는 당시 중남미 언론과 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이후 '강도도 거절하는 아르헨티나 페소'로 알려지면서 페소화의 평가절하 상황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부족으로 인한 기록적인 고환율과 그에 따른 천정부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연간 기대 물가 상승률은 120%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6일(현지시간) 클라린, 인포바에 등 다수의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시장기대 조사보고서(REM)를 통해 2023년 연(年) 기대 물가 상승률이 126.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보고서보다 16.4%나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올해 4월부터 내년 4월까지 향후 12개월간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높은 146.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이 오는 12일 발표할 예정인 4월 월간 물가상승률은 최저 7.5%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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