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사로잡은 워런 버핏…"덜 현명한 사람 있는 한 기회 있다" [직접 가본 버크셔 주총]

신인규 기자

입력 2023-05-08 19:27   수정 2023-05-0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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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이번 주말 있었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의 말을 직접 듣기 위해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올해도 오마하를 찾았습니다. 총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에 더해 왜 사람들은 수 십 년 동안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열광하는지, 왜 이 곳이 '자본주의를 위한 우드스톡'이라는 별명을 얻었는지까지 한국경제TV가 직접 살펴봤습니다. 보도에 신인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인구 5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미국 중서부의 조용한 도시 오마하.

    1년에 한 번, 5월 첫 주 주말이 되면 이 곳은 어느 대도시 못지 않게 북적입니다. 새벽 이슬에도 아랑곳 앉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를 기다리는 주주들입니다.

    [신인규 기자 :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마하의 CHI 헬스 센터 현장입니다. 1년 전에도 이 곳에 왔었는데,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대면 주총이 열렸던 지난해보다도 오늘 몰린 인파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체감됩니다. 점점 높아지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그만큼 '오마하의 현인'이 어떤 통찰을 내놓을지 관심이 높다는 방증일 겁니다.]

    '자본주의를 위한 우드스톡 축제'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은 개회 두 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문을 엽니다.

    사람들이 먼저 향하는 곳은 1층에 마련된 기업들의 전시장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기업들이 부스를 열고 주주들을 반깁니다.


    넷젯이 운영하는 전용기 모델 체험관에는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고, 씨즈 캔디 부스에 마련된 워런 버핏 회장의 입간판엔 사람들이 한 번씩 들러 소셜 미디어에 올릴 사진을 찍습니다.


    주주들만 신이 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돼 이 자리에 참석한 완구회사, 재즈웨어즈의 임직원들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새라 로잘레스 / 재즈웨어즈 수석부사장 : 재즈웨어즈는 버크셔 해서웨이 소속 기업이 되어 올해 처음으로 이 곳에 왔습니다. 우리는 미국 완구 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이고요. 이 축제에 처음 서게 되어 매우 흥분됩니다.]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나 철도회사 BNSF, 보험사 가이코, 건전지기업 듀라셀도 버크셔의 자회사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버크셔가 어떤 기업들을 가졌는지 실감하면서, 주주들은 조금 뒤 있을 주총의 백미인 워런 버핏과 경영진의 '마라톤 질의응답'을 기대합니다.

    [데이비드 갤허 / 버크셔 주주(미국) : 오늘 질문할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면, 어떻게 그렇게 초기 단계에 보험사와 같은 기업들을 인수하기로 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기술적인 부분들을 물어보고 싶습니다.]

    [수전 / 버크셔 주주(미국) : 가장 불편했던 기업 인수 건이 어떤 것이었는지, 돌이켜보면 가장 후회되는 결정은 무엇이었는지 버핏 회장에게 묻고 싶네요.]

    주총 시작을 앞두고 취재 허가를 받은 기자들을 위한 공간에 들어서면 오늘 주총의 규모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주총장인 CHI헬스센터는 한 번에 2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이 빈 자리 없이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들어온 워런 버핏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엽니다.

    [워런 버핏 /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좋은 아침입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찰리(멍거 부회장)도 여러분들을 만나서 반가운 마음입니다. 오늘 적어도 60개의 질문을 받으려 하는데, 몇가지 진행부터 간단히 하도록 하죠.]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965년 첫 주총을 시작해 올해로 59번째 총회를 거치는 동안 주가가 378만 7,464% 불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 기업 주식 가치가 배당금을 포함해도 2만 4,70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경이로운 성장입니다.

    하지만 오늘 주총엔 성과에 대한 자랑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투자 방식을 걱정하는 발언들이 더 많았습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앞다퉈 AI를 강조하는 추세엔 경계감을 나타냈고,

    [찰리 멍거 /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 개인적으로 저는 인공지능에 과도하게 환호하는 흐름에 비판적입니다. 제 생각엔 늙은 사람의 지능도 충분히 쓸만할 것 같고요.]

    [워런 버핏 /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AI엔 사람의 유전자를 대신할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최근 지역은행주의 주가를 들었다놓았다 한 은행권 위기에 대해서는 추가로 무언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양국이 모두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고, 두 나라의 자유 무역은 미국이 잃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라며 비판하는 한편,

    가치투자자들 앞에 놓인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여전히 장기 가치 투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 /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 여러분들에게 기회가 올 때는, 다른 사람들이 소위 '멍청한' 행동을 할 때입니다.]

    반나절에 걸쳐 수 십 개의 질문을 소화해낸 워런 버핏 회장은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보자"는 말을 남겼습니다.

    자리를 마무리한 사람들 역시 다음 날을 준비합니다.

    [신인규 기자 : '자본주의를 위한 우드스톡'이라 불리는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 마지막날, 대미를 장식하는 게 이 달리기 행사입니다. 5km 구간을 주주들이 함께 달리는데요. 이 행사의 이름은 '인베스트 유어셀프'입니다. 너 자신에 투자하라는 워런 버핏 회장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리는 사람과 산책하듯 걸으며 주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 모두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제 배운 것들을 소화합니다.

    노령화로 인한 경영진 리스크, 그리고 예년보다 조금 더 비관적이었던 버핏 회장의 어조 속에서도 주주들은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 노력한 듯합니다.

    [지 캉 / 버크셔 주주(중국) :기회는 다른 사람들이 현명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찾아온다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브래드 홀란드 / 버크셔 주주(미국) : "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제나 기회가 있다"는 말이 이번에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제레미 크라우스 / 버크셔 주주(호주) : 30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호주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당신이 얼마나 성공한 사람이든, 부정적인 사람과는 가까이 있지 말라, 긍정적으로 임하라는 조언이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좋은 기회는 현명하지 않은 투자자가 많아질 때 주어진다"는 한 문장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오마하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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